국민주택기금이 대부분···주택매입 기금 부족 우려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정부가 하우스푸어들을 위해 도입한 임대주택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신탁)에 민간 자본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정부는 리츠 재원을 공공과 민간 자본으로 조달하려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공자본인 국민주택기금이 대부분의 재원이다. 결국 하우스푸어 주택매입이 시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30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정부가 하우스푸어를 위해 도입한 임대주택 리츠 재원의 60%가 국민주택기금으로 조달된다. 30~40%는 하우스푸어가 내는 임대 보증금이다. 민간 자금은 10% 내외로 계획됐다.
'4ㆍ1부동산대책'에서 발표된 이 리츠는 주택소유자인 하우스푸어가 주택을 리츠에 매각하고 해당 주택을 보증부월세 형태로 임차해 거주하는 방식이다. 주택이 매각되지 않아 은행 빚에 시달리는 하우스푸어들을 위해 정부가 고안했다. 주택 매입가는 아파트 감정평가액 이하 수준에서 집주인들이 팔 가격을 제시하면서 결정된다. 감정평가액 대비 낮은 매도 희망가격을 제시한 집주인들의 주택이 먼저 팔린다. 리츠는 추후 이 주택을 시장에 매각해 차익을 남기게 된다. 주택이 팔리지 않는 경우 LH가 매입,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정부는 하우스푸어들의 집을 사들이기 위한 재원을 공공과 민간 자본으로 조달키로 했다. 지난 4월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임대주택 리츠는 국민주택 기금, 연기금, 민간재원으로 설립한다"면서 "일차적으로 약 500가구 주택을 사들여 첫 펀드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복주택 등 각종 정책으로 재원 부족에 시달리는 정부가 민간 자본을 활용해 이를 메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실제 지난달 리츠 운영자인 LH는 하우스푸어 주택 500가구를 매입하려고 신청자를 모집했다. 그 결과 1103명이 신청해 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리츠 투자 자금은 공공재원이라고 볼 수 있는 국민주택기금이 거의 대부분이다. LH 관계자는 "하우스푸어 리츠 투자자는 사실상 국민주택기금"이라며 "하우스푸어가 주택을 팔고 임차보증금을 내기 때문에 민간 투자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리츠 재원의 60%는 국민주택기금, 30~40%는 하우스푸어 임차보증금, 10% 내외가 민간 자금"이라고 전했다.
하우스푸어용 리츠 재원 대부분이 한도가 있는 국민주택기금이라는 점은 리츠의 도입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우스푸어 주택 매입이 크게 제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 매입 가능 가구수가 제한돼 있다보니 생색내기 정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LH가 하우스푸어 주택 매입을 확약키로 한 점은 LH의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신탁사 관계자는 "LH만 하우스푸어용 리츠 사업을 운용하다보니 주택 매입 규모에 제한이 있어 정책 효과가 미진할 수 있다"며 "민간 업체들도 하우스푸어용 리츠를 운영할 수 있게 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결합된 리츠 상품이 출시되고 정책 효과가 커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