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주공2단지 현대·SK·대우 등 대형3사 공동수주… 자금 부담 감소·분양 안정성 보장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로 2~3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나서는 정비사업장이 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선 사업 추진을 위한 초기 자금조달은물론 미분양 등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조합 역시 메이저 건설사가 다수 참여해 분양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어서다. 각 건설사들의 수익도 줄지만 그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만큼 컨소시엄 입찰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수도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던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다. 총 사업비만 1조원이 넘어 수차례 유찰을 기록한 끝에 대우건설ㆍ현대건설ㆍSK건설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에코사업단'이 이달 초 공사권을 가져갔다. 지분율은 대우건설 40%, 현대건설과 SK건설이 각각 30%로 사업비는 물론 향후 미분양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서울 시범뉴타운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1구역에서는 삼성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대형건설사 4곳이 손을 잡고 '텐즈힐' 1700여가구를 내놨다. 특히 이 사업지는 인근 2구역보다 3.3㎡당 100만원 가량 낮은 분양가와 평수가 넓을수록 분양가가 낮아지는 계획안을 내놨다. 중대형 평형의 미분양 우려를 줄이기 위해 건설사간 합의를 통해 내놓은 전략이다.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 최대 정비사업지로 꼽히던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4구역에도 GS건설, SK건설, 현대산업개발이 뭉쳤다.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1500가구의 일반분이 쏟아지는 정비사업장인 만큼 전반적인 사업계획을 짜는데 서로간의 합의가 도움이 된다는 게 이곳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형사와 중견사가 힘을 합친 경우도 있다. 금천구 시흥동의 '남서울 힐스테이트 아이원'은 현대건설과 풍림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진행 중인 곳으로 전용 59~115㎡ 1764가구 중 113㎡와 115㎡ 등 대형물량은 이미 털어낸 상태다. 지방 정비사업장에서도 컨소시엄 입찰은 확산되고 있다. 과천주공2단지는 단지 내 상가와의 협상으로 사업이 늦어졌지만 이달말 진행될 시공사 선정에는 이미 SKㆍ롯데건설 컨소시엄(그레이트 사업단)과 현대산업개발ㆍ한라건설(스마트 사업단)이 참여를 계획했다. 사업비만 4500억원으로 무상지분율과 조합원 분양가에 대한 조합내 불만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만큼 이들 컨소시엄의 낙찰이 확실시된다. 이밖에 부산 북구 화명동에서는 대림산업과 삼호가 뭉쳐 800가구 중 530여가구를, 경기 김포 풍무동에는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이 2700여가구를 분양 중이다.
건설사간 컨소시엄을 꺼리는 사업장도 눈에 띈다. 지난해 경기도 모 사업장의 경우 일부 조합원들이 컨소시엄 입찰을 거부해 내부 갈등을 일으켰다. 대형건설사간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이 없어져 조합보다 시공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공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새 이어진 주택시장 침체로 자금여력이 충분한 건설사도 정비사업 입찰에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건설사간 자금을 모으고 부담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컨소시엄 구성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덕주공2단지 아파트 전경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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