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밤 훈계' 이현호 선수, 중학생들과 농구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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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 양천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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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거기 수비, 막아!"

지난 15일 서울 목동 양정중학교 실내체육관에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트 소속 이현호(33) 선수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농구코트는 이내 한 판 승부를 겨루는 학생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이 선수는 이날 서울 양천경찰서의 '청소년 선도대사' 자격으로 양정중을 찾았다. 길에서 흡연하던 청소년들에게 '꿀밤 훈계'를 하다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일을 계기로 마련된 청소년들과의 첫 번째 농구 교실이었다.

이 선수는 같은 팀 동료인 차바위(24) 선수와 함께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4명씩 짝을 지어 각 팀당 5분씩 20여분간 농구 대결을 펼쳤다.

친선경기였지만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의 표정과 태도는 여느 경기 못지 않게 진지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땀을 뻘뻘 흘리고, 몸싸움을 하다 코트 바닥에 넘어지기까지 했다.양말까지 벗어던진 채 열심히 뛰어다닌 유정무(15) 군은 "실제 프로 선수가 던진 공을 받아보니 감촉이 다르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선수는 경기가 끝나자 학생들에게 자유투 시범을 보여주면서 발 딛는 자세, 팔 꺾는 각도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학생들 한명 한명 슛 자세에서 어디가 문제인지 세심히 수정해주기도 했다.

이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에는 "사춘기에 운동을 하게 되면 많은 것들을 극복할 수 있다"며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의 조언이 가끔은 듣기 싫더라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운동 등으로 좋은 생각들을 가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를 마친 후 때마침 점심시간이 돌아오자 두 농구선수는 교실 밖 복도에서 학생들의 식판에 직접 점심을 배식해 주는 시간도 가졌다.

이 선수는 "학생들에게 운동을 해야 건강해지고 친구 관계도 좋아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적극적으로 뛰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선수는 오는 18일 김상규(24) 선수와 함께 서울 신정3동 백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또 한번 농구교실을 열 예정이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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