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징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 회장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중국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와 아무 연관이 없다." 니카라과를 동서로 가로질러 태평양에서 대서양까지 잇는 '니카라과 운하' 프로젝트에 매달리고 있는 왕징(王靖ㆍ40ㆍ사진)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투자공사(HKND) 회장이 요즘 기자들과 만날 때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지난달 니카라과 정부가 파나마 운하보다 3배나 긴 총 286㎞의 운하건설 사업을 HKND에 승인하자 사업권자인 중국인 왕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니카라과 운하가 건설되면 '에너지 블랙홀'인 중국의 남미산 자원 운송 거리는 지금보다 짧아져 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왕은 지난 2일(현지시간)자 파이낸셜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기가 "공상당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니카라과 운하 프로젝트가 "100% 개인 사업"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와 어떤 연관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의 규모가 엄청나고 영향력도 매우 커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연관 지으려 하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사업은 사업일 뿐"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도 자기는 "중국인으로 중국을 사랑한다"며 자기가 하는 일이 "중국에 이득을 안겨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흔히들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와 교역을 색안경 끼고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에너지ㆍ인프라ㆍ정보통신 등 분야에 상관없이 서로 이익만 맞으면 중국 기업은 어디든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니카라과 운하 프로젝트의 규모는 400억달러(약 45조3800억원)에 이른다. 역대 글로벌 인프라 프로젝트 가운데 규모가 매우 크다. 사전 조사에만 9억달러가 들어간다. 현재 컨설팅업체 매킨지와 ERC, 법률회사 커크랜드 소속 관계자 4000여명이 사전 조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0년 완공 예정인 이번 프로젝트로 HKND는 50년 동안 운하 운영권을 갖게 된다. 게다가 현지의 항구ㆍ철도ㆍ국제공항ㆍ송유관 건설권도 얻게 됐다.
왕은 "이번 프로젝트로 연간 55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파나마 운하는 매출 24억달러, 세전 순이익 16억달러를 기록했다. 니카라과 정부는 이번 운하 건설이 연간 국내총생산(GDP)을 15%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왕은 프로젝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과 물밑 협상 중이다. 해외 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한 중국철도건축총공사(中國鐵建), 운하 건설로 물류 운송비 절감 효과를 얻게 될 중국 국유 에너지 기업들, 세계 각국 금융기관들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로 '깜짝' 등장한 왕은 재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베이징(北京) 출신인 그는 캄보디아에서 금광사업을 하다 2009년 중국 국유 전력회사인 다탕(大唐)으로부터 신웨이(信威)텔레콤 지분 40%를 인수했다. 지난해부터 HKND를 세워 니카라과 운하 프로젝트에 매달리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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