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 과연 안전한가?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은행권 유동성에 아무 문제 없으며 은행은 충분한 지급 여력을 갖고 있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위)의 상푸린(尙福林) 위원장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은행권 '자금경색' 사태와 관련해 내뱉은 말이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에 이어 상 위원장까지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 진화하고 나선 것은 세간의 심각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중국 경제의 급성장과 함께 수년 동안 안전하다고 여겨져온 중국 은행들이 자금경색을 겪자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고 최근 보도했다.미 캘리포니아주 클레어몬트 소재 매케나 대학 행정학과의 페이민신(裴敏欣) 교수는 2009년 초부터 올해 6월까지 중국 은행들의 신규 대출 규모가 총 35조위안(약 647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11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73%에 해당한다.

페이 교수는 "이 가운데 66%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실천에 옮겨진 2009~2010년 이뤄진 것"이라며 "적자 재정까지 감수하면서 경기부양책을 펼친 서방 국가들과 달리 중국에서는 은행들이 푼 자금으로 경기를 부양했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동안 국유 은행들은 앞장 서 국유 기업과 지방정부에 무분별하게 신용 대출함으로써 위험을 키웠다는 얘기다.은행들로부터 돈 빌린 현지 기업과 지방정부는 공장ㆍ철도ㆍ다리ㆍ공공주택 등 인프라에 집중 투자했다. 그 결과 중국 곳곳에서 텅 빈 아파트와 쇼핑몰,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를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은행의 무분별한 신용대출로 부실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은감위에 따르면 상업 은행들의 부실대출 규모는 올해 1ㆍ4분기까지 6분기 연속 늘었다. 1분기 은행들의 부실 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5265억위안으로 전체 대출의 0.96%를 차지했다.

은행권의 장부 외 거래까지 합하면 부실대출 규모는 더 늘 가능성이 높다. 템플턴애셋매니지먼트 이머징마켓그룹의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중국에서 많은 대출이 부실화하고 은행은 부실대출을 신탁은행에 숨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실대출은 은행의 지불 능력을 저해한다. 중국의 경우 여느 나라들과 달리 국유 은행이 대다수다. 따라서 은행권 부실이 금융권 전체로 번져 국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다.

그렇다고 중국의 모든 은행이 불안하다는 말은 아니다. 경제 전문지 '글로벌 파이낸스'가 지난 4월 발표한 '이머징 마켓에서 가장 안전한 은행' 순위 가운데 중국 국가개발은행과 중국농업발전은행이 각각 1ㆍ2위를 차지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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