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지고'…기업대출 다시 '뜬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아시아 기업 대출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아시아(일본 제외)에서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달러ㆍ유로ㆍ엔 등 이른바 'G3' 화폐로 승인된 대출이 438억달러(약 50조634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초 이후 기업 대출이 채권 발행 규모와 비슷한 수준에 이른 것은 이번 분기가 처음이다.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해 초부터 줄곧 대출 규모보다 많았다.지난해 초저금리 정책에 따라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기부양 축소 우려로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업 대출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아시아에서 G3 화폐로 발행된 회사채 규모는 총 1406억1000만달러다. 이는 사상 최대다. 저금리 시대에 고수익을 찾아 나선 투자자들이 비교적 높은 금리의 신흥시장 회사채로 몰려든 것이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회사채 발행은 역대 기록을 계속 경신했다. 중국석유천연기집단ㆍ중국해양석유ㆍ중국석유화공 등 중국의 3대 국영 석유회사가 지난 4~5월 회사채 발행으로 95억달러를 조달 받은 덕이다.그러나 지난달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의회에서 월간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발언한 뒤 한 달 동안 회사채 발행은 한 건도 없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채권 수익률 급등과 함께 자금조달 비용이 비싸졌기 때문이다.

기업 대출이 인기를 끌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이후 신흥시장에서 철수한 글로벌 은행들은 아시아로 복귀하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의 테레즈 에스퍼디 아시아ㆍ태평양 기업 투자 은행 부문 공동 사장은 "아시아 대출시장의 유동성이 매우 건강하다"며 "과거 회사채 발행에 대해 고려했던 기업들이 요즘 대출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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