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외투기업 이전가격 조작 대대적 세무조사

관세의 습격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이전가격 조작을 둘러싼 관세청과 외국인투자기업간 세금 전쟁이 한창이다. 관세청이 외투기업의 이전가격조작을 문제삼아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서면서 관련 기업들이 초비상상태다.

이전가격이란 해외 본사와 한국 법인 사이에 오가는 제품, 용역 등에 적용되는 가격을 의미하는데 상당수 외투기업들이 이전가격을 조작, 탈세를 한 것으로 관세청은 보고 있다.대부분 수년 또는 수십년동안 관행처럼 이전가격을 조작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탈세 규모도 수백억원, 수천억원에 달해 세수확보에 나선 정부로서도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위스키를 수입 판매하는 디아지오코리아의 경우 수입가격을 경쟁업체보다 낮게 신고해 각종 세금을 탈루했다며 두 차례에 걸쳐 약 4000억원을 추징당했다.
관세청은 국세청 등과 협력해 팀별 세금 추징액 목표를 설정하고 청와대 지시에 따라 추가 추징현황을 월 단위로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독일계, 프랑스계 외투기업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외투기업들을 상대로 관세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올들어 국세청이 한국GM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데 이어 BMW코리아 등 수입차 상위 업체들이 정기조사를 명목으로 조사를 받았다. 그동안 외투기업들이 이전가격 조정 등을 통해 이익률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었던 만큼 해당업체들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관세청은 외투기업들이 이전가격을 조작해 현지법인의 이익률을 조절, 관세와 세금을 절약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이 발각될 경우 관세청은 이전가격과세를 부과, 이전가격을 부인하고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소득금액을 다시 계산한다.

독일계 외투기업 한 재무팀 관계자는 "관세청이 올해 들어 정기조사라는 명목 하에 추가 세수 확보를 목적으로 예년 보다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외투기업 모두 조사 대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관세조사를 받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관세청이 올해초 세무조사 대상기업을 80개사에서 130개사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보다 실제 조사 기업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내부적으로 관세청내 팀별 목표액을 세워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는 이른바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팀별 300억원의 관세를 추징하면 일정 비율의 인센티브를 팀과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식이다.

외투기업은 관세 추가 추징을 피하기 위해 회계법인, 세무법인 등 외부업체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중소 외투기업의 경우 외부 컨설팅 비용이 건당 3000만원~5000만원을 호가하지만 관세청이 최근 거둬가는 추가 관세 추징액이 수십억원에서 수천억원대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낫다는 해당업체의 설명이다. 관세청은 디아지오코리아를 대상으로 양주 수입하면서 수입가격을 경쟁업체보다 낮게 신고해 각종 세금을 탈루했다며 두 차례에 걸쳐 약 4000억원을 추징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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