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영 삼성硏 소장 "세계 경제 완만한 회복세, 한국은 소폭 개선"

"기업들은 엔저 리스크, 한국 경제는 가계 부채가 문제점" 지적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경제연구소가 하반기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수년간 지속됐던 경제 위기의 회복은 아직 요원한 상황으로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6일 삼성그룹 사장단은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사장)을 초빙해 '하반기 경제?경영 환경 전망'에 대해 강의를 청취했다. 정 소장은 세계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 한국 경제는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된 경기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 소장은 "아직 위기극복과 위기이전 성장 복원을 얘기할 때가 아니라 저성장 시대에 적응해 나가는 과도기로 봐야 한다"면서 "세계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 한국 경제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세계 주요 IB의 성장 전망치를 평균한 결과 2.8%에 달했다. 우리나라 기관들은 평균 2.6%를 성장 전망치로 잡고 있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소장은 최근 글로벌 경영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우려로 금융불안이 높아지며 한국 역시 실물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금융시장도 상대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양적완화 축소가 최대 이슈다. 정 소장은 "미국의 경제 회복 기반이 다소 미흡한 점을 감안할때 양적완화는 올해 말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긴축정책에서 성장정책으로 이동할지가 관심사다. 정 소장은 "긴축보다는 성장을 중시하는 정책기조로 옮겨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은 아베노믹스 효과의 지속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정 소장은 "하반기 아베노믹스가 지속되며 금융부분에서 실문 부분으로 정책 효과가 확산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볼때 경기 회복 없는 물가상승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소비주도 성장이 가능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정 소장은 "아직 효과는 미미하지만 소비주도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볼때 경기급락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삼성그룹 사장단에게 엔저 리스크에 대해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주력 수출품의 해외 생산 비중이 많이 높아져 있다 보니 아직은 감내할만한 수준"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엔저에 힘입은 일본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한국 경제의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반기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가계 부채 문제를 손꼽았다.

정 소장은 "가계 부채 문제는 잠재적인 금융 불안의 요인으로 우리 경제 회복과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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