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해외 명품 아울렛 '싹쓸이'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상하이에 사는 아이린 왕씨는 지난달 미국 여행을 떠났다가 캘리포니아주 그레이트 몰 아울렛에서 고가 브랜드 의류제품을 구매하는데 1600달러(약 185만원) 이상을 썼다. 그는 중국 백화점에서 같은 제품을 사는 것 보다 30%나 저렴하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앞으로는 일 년에 한번 미국 아울렛에 가서 쇼핑을 할 계획이다.

해외여행에서 명품 소매 매장을 찾던 중국인들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명품 아울렛으로 몰려 아울렛 업계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밸류리테일은 유럽에서 구치, 프라다, 돌체앤 가바나 등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는 ‘쇼핑 빌리지’라는 아울렛 9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밸류리테일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1명당 평균 347유로(약 455달러)를 소비해 다른 소비자들 보다 12%를 더 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중국인 고객들은 평균 254유로를 소비했으며 다른 소비자들 보다 9%를 덜 썼었다.

스캇 말킨 밸류리테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년 동안 중국인들이 이곳을 거의 점령했다"면서 "올해 상반기 우리 매장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대비 49%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 관광객이 전체 외국인 손님의 33% 가량을 차지할 정도"라고 덧붙였다.라스베이거스, 뉴욕 등에서 명품 아울렛을 운영하고 있는 AWE 탤리즈먼은 올해 상반기 중국인 관광객 방문자 수가 14만명을 넘어서 그 수가 지난해 전체 10만6000명을 뛰어 넘었다. 앤 액커만 AWE 탤리즈먼 마케팅 담당 이사는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로 아울렛을 방문하는 중국인 손님들이 많아졌다"면서 "라스베이거스 지점에서는 일본식당을 중국식당으로 개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역에서 63개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하고 있는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은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내년 설 연휴 부터 본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인들이 명품 아울렛에 몰리는 것은 느려진 경제 성장 속도에 겁을 먹은 중국인들이 소비를 하되, 좀 더 합리적인 소비를 찾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과거 두자릿 수 에서 벗어나 7~8%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중국인들의 해외 명품 쇼핑 트렌드가 합리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