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남양유업 사태 발생 이후 단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 회사 홍원식 회장이 사태 해결의 키로 떠올랐다.
남양유업피해자대리점협의회는 회사 측과 협의하는 과정에 교섭안 수용과 함께 홍 회장의 진심어린 사죄를 요구했다. 남양유업 측이 홍 회장은 2003년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현재의 경영 수장인 김웅 대표가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최종 협상은 결렬된 상태다.
피해자대리점협의회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삭발투쟁에 들어갔다.
피해자대리점협의회가 홍 회장의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한 것은 회사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홍 회장이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 지분 19.62%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이며 친인척 보유분을 합할 경우 21.53%에 달한다. 회사 내에서 공식 직함은 없지만 그동안 사내 주요 의사결정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행사한 셈이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뒤에도 홍 회장은 책임을 회피하며 발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 회장은 '남양 사태'가 발생한지 50여 일이 다 되는 지금에도 단 한번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웅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이 고개숙여 사과할 때도 그는 없었다.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키맨'이 요지부동의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공식직함은 없지만 회장실에 매일 출근하면서 경영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이러한 내용을 포착하고 홍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홍 회장에게 본사 차원에서 각 영업지점에 '물량 밀어내기(구입강요)'를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홍 회장은 그러나 "일부 지점에서 그런 관행이 있었다는 걸 이번 사태로 확인했고 이전에는 전혀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홍 회장이 물품강매 등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조만간 사법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대주주로서 경영권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게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면에 나와 공식사과하고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남양유업의 수장인 김 대표는 전문경영인이지만 관리담당 전무를 지내면서 홍 회장의 지시를 받아 온 사람"이라며 "전문경영인이라기 보다는 홍 회장의 대리인인 만큼 이번 사태는 홍 회장이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정승훈 피해자대리점협의회 총무는 "홍 회장이 직접 나와 진심 어린 사죄를 한다면 협상을 진행할 의향이 있다"며 "빠른 시일내 협상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홍 회장이 이번에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일 지 관심이 쏠린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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