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흔적 없앤 '행복주택 특별법' 살펴보니

학교용지 확보·부담금납부 의무 등 면제 내용 담은 법개정안 발의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박근혜정부의 핵심 주거복지 정책인 행복주택 시범지구가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행복주택을 건설할 때 학교용지 확보와 학교용지부담금 납부가 면제되는 등 각종 특례가 적용된다.

이는 행복주택이 주로 대학생·신혼부부·사회초년생 등에게 공급돼 취학자녀가 적고 철도·유수지 등 부지여건상 학교 설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점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행복주택 시범지구 중 하나인 목동지구의 경우 교육·교통 문제를 이유로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 상황이어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강석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새누리당)은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를 통해 행복주택 건설 추진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6월 임시국회 처리를 목표로 마련된 개정안은 우선 법안에 포함된 모든 보금자리주택이라는 명칭을 공공주택으로 바꾸도록 했다. 법안의 이름도 공공주택 건설 특별법으로 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속된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지우기는 일단락될 전망이다.

또 행복주택을 '공공시설 부지에 건설하는 공공주택'으로 명명, 철도부지와 유수지 등뿐만 아니라 기존 보금자리주택지구, 신도시 및 택지개발지구 등 공공택지에도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 행복주택을 건설할 수 있는 입지를 폭넓게 해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에 20만가구의 행복주택 건설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았다.개정안은 또 현행법 기준보다 건축기준을 완화, 행복주택을 원활하게 건설토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창섭 국토부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은 "행복주택 건설을 위한 대지, 건폐율, 입지제한에 대한 특례를 둔 것이 보금자리특별법 개정안의 핵심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행복주택이 철도·유수지 등에 고층 복합주거타운으로 조성되는 점을 감안, 시행령에서 현행법상 기준보다 완화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앞으로 행복주택 후보지를 선정할 때는 일선 시·군·구 지자체와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최근 행복주택 후보지 발표 이후 일선 구청과 주민의 반발로 출발부터 잡음이 이는 데 따른 보완 조치다. 실제로 지난 12일 경기 안양시 국토연구원에서 열린 행복주택 공청회가 시범지구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될 만큼 반발이 심각한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공공주택 사업은 보안문제로 광역 시·군과 후보지 지정 협의를 했고 일선 시·군·구은 협의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며 "앞으로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고 지역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일선 지자체와도 사전 협의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행복주택 임대료 수준을 저렴하게 유지하기 위해 철도공사 등에 제공해야 할 토지 점용료 감면할 수 있게 했다. 현행 철도부지 점용료는 공시지가의 2~5% 수준이다. 또 일반 경쟁입찰 공급만 가능했던 국공유지를 수의계약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사용기간도 현행 국공유지의 임대기간인 5년 이내에서 '50년 이내'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보금자리주택지구는 주택 감축 등이 필요한 경우 지구면적의 30% 이내에서 축소·조정할 수 있으며 지구에서 해제된 곳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다시 환원된다. 이 경우 해제 고시와 동시에 해당 그린벨트의 해제 전의 용도지역·용도지구·용도구역으로 다시 환원해 해제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특히 이 조항은 광명·시흥, 하남·감북 등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지구 조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지자체 등은 이들 지구의 경계를 일부 축소·제척할 방침이나 그린벨트 환원 조항이 없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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