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보존, '이동식 투명댐 설치'로 합의

만수위 시 '카이네틱 댐'과 '반구대 암각화' 예상모습.

만수위 시 '카이네틱 댐'과 '반구대 암각화' 예상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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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10여년간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보존대책을 놓고 씨름하던 반구대 암각화 문제가 일종의 이동식 투명댐인 '카이네틱 댐(Kinetic Dam)' 설치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16일 오후 2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하에 변영섭 문화재청장과 박맹우 울산광역시장은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카이네틱 댐 설치를 추진키로 협약을 체결했다. 카이네틱 댐이란 수위변화에 따라 높이 조절이 가능한 고강도 투명막으로 된 댐을 뜻한다. 이 댐은 접이식 댐으로 기존 자연환경이나 지형변경을 유발하지 않고, 조립이나 해체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댐은 건축가 함인선씨가 암각화 보존대책으로 최근 제안한 것이다. 카이네틱 댐을 구성하는 투명막 폴리카보네이트는 합성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강화유리보다 충격 내구성이 150배 이상인데다 유연하며 가공성도 우수하다. 앞으로 전문가들이 카이네틱 댐과 관련한 지반조사, 구조안전성 평가, 사전테스트 등 정밀한 기술적인 검토를 거친 후 댐 설치가 추진될 계획이다.

지난 1971년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에 의해 발견된 울산시 울주군 대곡리에 위치한 반구대 암각화는 폭 10m, 높이 4m의 크기로 바다고기, 75종 육지동물, 사냥장면 등 총 300여점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학계에서는 이 암각화를 세계 최초의 고래사냥 암각화이자 신석기 후기~청동기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한국 미술사의 기원’으로 평가되며 사냥과 번식을 기원하는 제의 장소로 추정하고 있다. 이 암각화는 주변 천전리각석을 포함해 '대곡천 암각화군'으로 지난 2010년 1월 11일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이 암각화는 1965년 만들어진 인근 사연댐으로 인해 1년에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기고 있다. 현재 바위 표면의 손상률은 23.8%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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