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사진=정재훈 기자]
[파주=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차범근 감독님과 비교되는 자체만으로 영광이다."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독일 무대 2막을 시작하는 손흥민이 제2의 '차붐'이란 수식어에 자세를 한껏 낮췄다. 손흥민은 14일 파주NFC에서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레버쿠젠 이적과 관련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독일에서 발표를 접하지 못해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면서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주저 없이 결정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레버쿠젠은 전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18년 6월 30일까지 5년이다.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적료 1000만 유로(약 151억 원), 연봉은 300만 유로(약 45억 원)로 추정된다. 이는 역대 한국인 유럽파 가운데 최다 이적료. 동시에 레버쿠젠 역사를 통틀어서도 가장 많은 금액이다.
분데스리가 데뷔 세 시즌 만에 얻어낸 파격적인 조건이다. 이제 관심은 차범근 현 SBS 해설위원의 업적을 뛰어넘을지 여부로 향한다. 차 위원은 현역시절인 1983년부터 1989년까지 6년간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185경기 52골을 기록했다. 1988년엔 유럽축구연맹(UEFA)컵 (현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손흥민은 "차 감독님과의 비교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강조한 뒤 "같이 이름이 거론돼 영광이지만 한편으론 부담스럽다. 기대를 많이 받는 만큼 새 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사진=정재훈 기자]
명문 구단의 러브콜을 뒤로하고 레버쿠젠을 선택한 배경도 덧붙였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에 좀 더 남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도르트문트와 레버쿠젠에서 적극적으로 영입을 제안했다"면서 "두 팀 모두 명문이지만 레버쿠젠이 좀 더 선수층이 엷은 편이다. 현재로선 경기에 많이 뛸 수 있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목표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과 관련해서는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라며 "서툴게 말을 늘어놓기 보단 준비를 잘해서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입단을 위한 모든 절차는 마무리됐다. 레버쿠젠 구단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일정으로 한국에 머무는 손흥민을 위해 팀 닥터 칼-하인리히 디트마르 박사를 한국에 파견, 메디컬 테스트까지 마쳤다. 빠른 계약을 위한 다소 이례적인 절차. 영입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담을 덜어낸 손흥민은 오는 18일 오후 9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다짐했다. 그는 "감독과 선수들 간 설전이 오가고 있지만 결국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자웅을 겨뤄야한다"며 "우리 플레이만 제대로 펼친다면 이란은 3-4골 차로 이길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이란전은 우즈베키스탄전보다 훨씬 중요하다"며 "최선을 다해 남은 한 경기를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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