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해양설비 싹쓸이..박대영 사장 '전공' 빛났다

해양플랜트 집중 전략…올 수주계약 80억달러, 목표액의 60% 넘어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200만 배럴급 대형 부유식 원유생산저장 하역설비.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200만 배럴급 대형 부유식 원유생산저장 하역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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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지난해 대표이사에 오른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의 해양사업 집중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최근 전 세계에서 발주되는 크고 작은 해양설비 프로젝트를 사실상 삼성중공업이 싹쓸이 해 박 사장의 경영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영국에 본사를 둔 해상구조물업체 씨잭스 인터내셔널로부터 2억5000만달러 상당의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선박은 수심이 얕은 해안에서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선박으로 씨잭스가 삼성중공업에 주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0년 같은 용도의 선박을 수주, 지난해 인도한 바 있다.이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은 역대 건조된 설치선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며, 추가로 2척을 더 주문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세부계약 내용을 두고 조율중인 것으로 전해져 조만간 공식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영 삼성重 사장

박대영 삼성重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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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이에 앞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유식 원유생산저장ㆍ하역설비(FPSO) 수주가 확정됐다고 전날 발표했다. 나이지리아 에지나 지역에서 쓰일 이 설비는 총 제작비 30억달러로 현재까지 발주된 FPSO 가운데 가장 비싸다. 길이 330m, 폭 61m, 높이 34m, 저장용량 230만 배럴에 상부구조 중량만 3만6000t에 달하는 초대형 해양설비다.

삼성중공업의 나이지리아 현지법인이 FPSO 제작의 원청업체로 발주처와 계약을 맺은 뒤 삼성중공업 본사와 하청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삼성중공업은 설계부터 구매ㆍ제작ㆍ운송ㆍ시운전 등을 총괄하는 턴키방식으로 건조키로 했으며, 오는 2017년 하반기부터 원유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설비는 주문이 처음 나온 당시만 해도 발주처가 현지 당국에 현대중공업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건조업체를 둘러싸고 내부에서 이견이 생기면서 삼성중공업으로 계약이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장은 실제 에지나 프로젝트의 FPSO 건조업체가 막판까지 결론이 나지 않자 지난해 말 나이지리아에 법인을 설립, 현지에서 상당부분을 생산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계약서에 서명을 받아내는 뚝심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창사 후 처음 계약을 따낸 13억달러 상당의 잭업리그 2기와 드릴십 등을 포함해 삼성중공업이 이번 달에 달성한 수주액은 50억달러에 육박한다. 현재 수주가 거의 확정된 계약액은 80억달러로 올해 목표액 130억달러의 60%를 넘어섰다. 업계는 박 사장의 전공분야가 해양플랜트라는 점에서 삼성중공업이 최근 돋보이는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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