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CJ그룹 금고지기‘ 前 재무담당 부사장 체포·조사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CJ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현 회장의 ‘금고지기’로 지목되고 있는 계열사 대표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7일 홍콩법인장을 지낸 CJ 전 재무담당 부사장 신모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신씨는 전날 검찰에 나와 조사받는 과정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며 긴급체포됐다. 신씨는 홍콩법인장, CJ 재무담당 부사장을 지내는 등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운용 의혹의 실마리를 쥔 인물이다. 신씨는 CJ그룹이 홍콩에서 운영하는 여러 특수목적법인의 설립을 주도하는 한편, 이재현 회장의 개인재산을 굴려 키우는 이른바 ‘관재업무’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살인청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모씨가 재무2팀장으로 근무할 당시 상사이기도 했다.

검찰은 신씨를 상대로 해외법인, 국내외 차명계좌 및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CJ그룹의 비자금 조성·운용 내역과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이재현 회장이 차명회사를 동원해 해외 부동산을 사들인 정황도 포착해 실소유주를 확인 중이다.부동산 관리회사 ‘팬재팬’은 2007년 신한은행 도쿄지점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모두 440억원을 대출받아 도쿄 아카사카 지역 시가 234억원짜리 빌딩을 사들이는 등 부동산에 투자했다.

CJ일본법인은 계열사도 아닌 팬재팬에 두 차례 모두 보증을 서 줬고, 소유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건물을 사들인 뒤 팬재팬의 대주주는 CJ일본법인장을 지낸 배모씨에서,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S사로 바뀌었고, S사 대주주는 홍콩에 있는 CJ그룹 해외 사료사업 지주회사 CJ글로벌홀딩스다. 신씨는 CJ글로벌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앞서 검찰은 대출 당시 도쿄지점에 근무했던 신한은행 직원을 불러 조사한데 이어, 최근까지 배모 전 법인장 등 전·현직 CJ일본법인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신씨가 관여된 만큼 대출에 따른 변제자금 명목으로 이재현 회장의 해외 운용 비자금이 흘러들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신씨는 2008년 CJ그룹이 홍콩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명의로 회사 주식을 사들이며 매입대금 명목으로 해외 비자금을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검찰은 조사내용을 검토해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자금추적 경과와 신씨에 대한 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이재현 회장에 대한 소환시기도 검토할 계획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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