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사장은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으로 민관을 모두 경험했다. 지난 3년간 KB금융 사정을 익힌 데다 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순조로울 것으로 평가된다. 민 행장은 30년 넘게 국민은행에 근무한 영업통이다. 금융권ㆍ정부와의 관계가 두루 원만하고, 노조와의 관계가 좋다.
거론되던 다른 후보자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지원 의사를 접었다. 전광우ㆍ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은 헤드헌팅 회사나 정부를 통해 "KB금융 회장에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영구 씨티금융지주 회장은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일부 언론에서 거론되는 제 거취는 제 의사와는 무관할 뿐만 아니라 제 의지에 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내부 인사 중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후보로 떠올랐던 최기의 국민카드 사장과 김옥찬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국민은행장에 도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 유력한 후보가 남아있지만, KB금융 내부적으로는 "이제는 내부 인사 중에서 회장이 나올 때도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 임 사장과 민 행장에게 힘이 실린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남경우 전 KB선물 대표는 행시23회 출신으로 재무부 국고국, 공정거래위원회, 국민은행 부행장과 인재개발원장 등을 거쳤다.
국민은행 직원들과 노조 등에서는 민 행장을 특히 지지하는 모양새다. 임 사장은 관료 출신이라 KB 내부에 정통한 인사라고 하기 어렵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전일 성명을 통해 "우리금융과 같은 진정한 내부출신을 회장으로 선임해야 한다"며 "경쟁은행 임원 등 외부 출신은 내부의 극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KB 내부는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회장직에 어떤 인물이 선임될지에 따라,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어 회장이 회장직에 결정된 이후 KB금융 계열사 사장단은 재신임을 묻기 위해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한 KB금융 임원은 "지난해 말부터 6개월 이상 회장 인사를 두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업무에 집중을 못 할 정도"라며 "하루빨리 신임 회장이 결정돼 안정적인 분위기를 찾았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KB금융 회추위는 다음주 초 회추위를 열어 최종 후보를 3~5명으로 압축한다. 다음달 5일에는 심층면접을 본 뒤 최종 후보 1명을 발표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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