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 국유지 환수보상금 빼돌려 해외 도피 사기범 구속

[아시아경제 정선규 ]

사진은 이씨가 해외로 빼돌린 돈으로 구입한 캐나다 현지 대저택.

사진은 이씨가 해외로 빼돌린 돈으로 구입한 캐나다 현지 대저택.

수십억원대의 국유지 환수 보상금을 빼돌린 세무공무원 출신인 아버지와 범행을 공모한 뒤 해외로 달아난 전직 검찰 수사관이 7년만에 구속기소됐다.광주지검 특수부(신응석 부장검사)는 22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이모(60)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아버지(83)가 친인척 명의 등으로 불법 취득한 국유지에 대한 환수보상금 82억원을 받아 함께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의 아버지는 세무공무원이던 1970년대 친인척 등 명의로 국유지 1억1800여만㎡를 사들여 환수보상금 191억원을 챙긴 혐의로 2008년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이씨는 아버지가 기소된 2007년 10월 기소 중지됐지만 범행이 발각돼 처벌 받을 것을 대비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5년 동안 국내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 등 35억원을 캐나다로 빼돌려 2006년 9월 출국했다.

1979년 7월 검찰 수사관에 임용돼 광주지검에 근무하다가 1985년 10월 의원면직된 이씨는 캐나다로 빼돌린 돈으로 시가 16억9000만원 상당의 대저택에서 살고, 주유소를 경영하는 등의 호화 생활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캐나다로 출국한 이후 행방이 묘연해진 이씨를 끈질기게 추적하던 중 이씨가 국유지 관련 민사소송에서 제출한 ‘소송 위임장'을 확보해 캐나다 현지 주소를 파악, 2008년 2월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서를 접수했다. 이를 근거로 법무부는 2009년 11월 캐나다 정부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범죄사실, 적용법령, 증거요약서, 주요 증인의 진술서 등을 영문으로 번역하고 사망자의 진술을 증거로 쓸 수 있는지 등 캐나다 법무부의 질의에 의견서를 보내는 등 ‘범인필벌의 원칙’ 실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캐나다 법무부도 2012년 2월 범죄인 인도를 최종 결정했다. 이후 이씨는 “대한민국의 판결이 잘못됐다”는 핑계로 내세워 두 차례나 캐나다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기각하고, 4월 2일 캐나다 토론토 구금센터에 이씨를 구금했다.

광주지검은 캐나다에 수사관을 급파해 4월 27일 0시 40분(한국시간)께 토론토 공항에서 현지 경찰로부터 이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국내로 강제송환하고, 도주한지 7년만인 같은달 29일 이씨를 구속했다.

광주지검 오정돈 차장검사는 “광주지검은 2년여간 이씨에 대한 추가 증거자료와 의견서를 캐나다 법무부와 법원에 제출하는 등 캐나다 사법기관을 논리적으로 설득한 끝에 범죄인 인도 결정을 받아 피고인을 강제송한 뒤 법의 심판대에 세움으로써 범인 필벌의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로써 국내에서 거액을 빼돌려 해외로 도피해 호화로운 생활을 꿈꾸는 범죄자들에게 완전한 해외 도피란 절대 존재할 수 없다는 경종을 울렸다”면서 “특히 이번 사건 수사를 계기로 불법지급된 환수보상금 및 특례 매각된 국유지(605필지 214만8770㎡)에 대한 환수 현황을 일제 점검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정선규 기자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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