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美기업 인수' 1분기 22억달러 썼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올해 1ㆍ4분기 중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 컨설팅업체 로디엄그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중국 기업들은 미 기업 8개를 인수합병(M&A)했다. 투자 승인이 떨어진 프로젝트는 9개다. 미 기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 규모는 22억달러(약 2조4180억원)다. 중국 기업이 미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사업 규모만 10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투자 열기가 뜨겁다.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캐나다 에너지 기업 넥슨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미 정부의 승인을 얻어 넥슨 미 사업부도 손에 넣었다. 이외에 중국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 소재 완샹그룹(萬向集團)은 미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A123시스템'을 사들였다. BGI선전은 미 유전자 지도 전문 업체 컴플리트지노믹스를 매입했다. 중국 기업은 이들 기업 말고 제약, 녹색 에너지, 인공지능 관련 최첨단 기업들도 인수했다.

로디엄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서 몇몇 특징이 드러났다. 첫째, 최근 미 기업 인수를 주도하는 세력이 국유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중국의 대형 국유기업이 미 기업에 대한 M&A를 주도했다. 2000~2011년 중국 기업의 미 기업 M&A 건수 가운데 민간기업이 차지한 비율은 70%다. 그러나 거래금액에서 국유기업이 차지한 비중은 70%를 넘었다.

올해 1분기 전체 투자 건수의 80%, 거래금액의 50%를 민간기업이 차지했다. 게다가 최근 15개월 사이 중국 민간기업이 미 기업 인수에 쏟아 부은 금액은 이전 11년 간 미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보다 많다.이에 대해 로디엄은 10년만의 중국 지도부 교체로 국유기업들이 서로 눈치만 보다 대외 투자가 주춤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 중국 민간기업들은 소규모 투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둘째, 중국 기업이 과거에 비해 미 당국의 승인을 잘 얻어냈다는 것도 특징이다. 중국 기업의 미 기업 인수ㆍ투자에서 여전히 국가안보가 걸림돌이다. 중국 싼이(三一)중공업 자회사 랄스의 미 오리건주 풍력 발전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사업 중단을 명령했다. 국가안보를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싼이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며 고소했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장관은 "중국이 3달러를 투자하려 들면 미 정부는 1달러만 승인해준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중국 기업의 1분기 대미 투자는 양국 간 해킹 논란에도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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