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 비용 최대 1조2000억 예상, 타사보다 3~4배 많아
노조와 인원 수.금액 등 차이도 커[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정규직화 요구수위가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도 비용부담 등 넘어야할 산이 너무 많다."
현대차가 6개월째 비정규직 노조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재계 전반에 퍼지고 있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소식에 고민에 빠졌다. 올 들어 사내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 다른 기업들에 비해 정규직 전환비율이 낮지만, 현재 상태로도 타사 대비 추가로 부담해야할 비용과 차이가 큰 탓이다.올 들어 사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잇달아 정규직으로 전환한 한화, SK, 신세계 등 재계 상위기업들의 정규직 전환비율이 40~60%에 달하는 반면 현대차가 내놓은 안은 비정규직 근로자 전체의 20%수준이다.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는 청소, 식당용역 등 일반 계약직 근로자를 포함한 수치다.
한화는 지난 3월1일자로 5000명의 비정규직 근로자 중 2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비정규직 비율이 17%에서 10.4%선까지 낮아졌다. 신세계 역시 약 2만명 비정규직 근로자의 절반을 넘는 1만13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SK그룹은 약 1만명의 비정규직 근로자 중 58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 오는 2015년까지 비정규직 비율을 3%선까지 낮출 계획이다.
다만 현대차의 경우 회사측과 비정규직 노조가 주장하는 비정규직 수가 큰 차이를 보이면서 대립하고 있다. 현대차는 사내 하청 근로자만 비정규직 근로자로 분류해 약 6800명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비정규직 노조는 이보다 많은 약 8800명을 사내하청 근로자로 분류하고 있다. 노조측의 주장대로 일반 계약직 근로자를 포함하면 약 1만3000명, 기아차 비정규직 근로자를 합치면 약 1만8000명에 달한다.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따른 추가 비용규모도 최대 2.4배 이상 차이가 난다. 비정규직 노조를 비롯해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측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따른 추가 비용을 45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 내부에서는 최대 1조2000억원까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측은 다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추가 부담액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의 경우 추가 인건비 부담규모는 150억~2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신세계도 연간 약 700억원 추가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현대차가 부담해야하는 추가 비용이 월등히 높은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른 대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과 전문 기능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의 차이는 비용측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며 "단순한 수치를 기준으로 모든 기업을 평가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노조가 전원 정규직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1월 대화를 재개하기는 했으나 아직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측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대세"라며 "전원 정규직화 등과 관련한 요구 수준을 완화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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