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8일 경찰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대악 아웃(OUT)' 콘서트를 개최했다. 경찰은 문화예술 공연을 통해 4대악(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인식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콘서트를 마련했다고 한다. 경찰대 생도들은 싸이의 '젠틀맨' 등을 패러디해서 불렀고, 분장한 경찰의 코믹 상황극 등도 펼쳤다. 4대악 근절 100만 명 서명 운동도 벌어졌다.
이처럼 요즘 전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4대악' 근절을 위한 각종 캠페인ㆍ행사로 떠들썩하다. 전국의 각 경찰서들은 영화배우를 동원해 캠페인을 진행하는가 하면, 배지달기, 나눔장터, 홍보대사 위촉 등 '4대악 척결' 홍보에 열심이다. 경찰은 4000여명에 달하는'4대악 근절 전담부대'를 창설하기로 하는 등 총력태세고, 안전행정부는 4대악 감축 목표 관리제를 도입한단다.그러나 한쪽에선 이른바 '4대악'이라는 게 어제 오늘 일도 아닌데 왜 이리들 요란한지 이해가 안 간다는 이들이 많다.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일도 아닌데, 새삼스레 캠페인 벌이느라 힘 쏟지 말고, 하던 일이나 계속 잘하면 되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이같은 일들이 반복되는 바람에 애꿎은 피해자가 나오는 등 부작용이 심했던 과거가 연상된다는 반응도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 대통령이 '사회기강'을 언급하자 경범죄 처벌자가 연 10만명에서 세배로 급증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또 콘서트 등의 행사를 두고 군사독재 시절 관제데모하듯 한다는 비판적 시선도 적잖다.
다른 한편에선 시끌벅적한 분위기와 달리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곳들도 있다. 졸지에 '불량식품'의 주범으로 꼽혀 존폐의 위기에 놓인 영세 과자공장,학교 앞 문방구 등이다. 70~80 세대들의 추억의 간식 '쫀드기', '달고나' 등을 만들고 팔아 온 이들은 당국의 영업 허가를 받았지만 4대악 척결 과정에선 '불량 식품'의 주범일 뿐이다. 이들은 대통령의 눈치만 보며 '위해제품'과 '영세업체 제품'조차 구분 못하는 당국의 행정에 생계수단을 잃어버린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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