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정학적 리스크와 엔저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기업실적 우려까지 겹치면서 지난주 코스피는 1920선에서 장을 마감했다.
15일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역시 코스피가 저점 확인 과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구간에 진입해 있지만 어닝시즌에 대한 부담이 주가반등을 제한할 것으로 보여서다. 지난주 역시 GS건설의 어닝쇼크가 해외 건설 수주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면서 건설주 전반의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다만 북한 리스크와 엔화 약세라는 큰 줄기의 우려가 잦아들고 있어 1900대 초반의 지지력은 어느 정도 뒷받침 될 것으로 봤다. 이번주 주목해야 할 변수로는 중국의 경제지표와 한국·미국의 기업실적 발표, G20재무장관회의, 엔·달러 환율 등이 꼽혔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남아 있는 우려 중에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다. 완성차 리콜과 건설사 저가수주 논란 등 최근에 부각된 개별 종목 이슈들도 근본적으로는 실적에 대한 우려로 볼 수 있다. 대북 리스크와 엔저 우려가 완화된 지난주 말 증시를 보더라도 이들 실적 부진 업종들을 중심으로 조정이 연출됐다.
이번주에는 특히 실적 우려가 큰 일부 종목들의 실적 발표 일정이 예정돼 있다. 지난주 GS건설의 어닝쇼크가 해외 건설 수주 전반에 대한 불신을 가져왔듯이 특정 기업의 실적 발표가 동종 업계 전반의 우려로 이어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따라서 소재와 산업재 등 실적 부진 업종에 대해서는 신중한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들 업종은 구조적 공급 과잉 이슈가 여전해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가 나타나더라도 주가 반등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 업종에 대한 대응은 1분기 어닝 발표 이후로 미뤄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주 증시는 완화되는 악재와 지속되는 악재가 부딪히는 힘겨루기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추세를 이끌만한 호재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단기에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대북 리스크와 엔화 약세라는 큰 우려가 잦아들고 있어 코스피 1900대 초반의 지지력은 신뢰도가 높아 보인다. 향후 본격화될 신정부의 정책 대응과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경기 모멘텀이 강해진다는 점, 8.2배에 불과한 국내 증시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감안한다면 현지수대에서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올바른 대응이라는 판단이다.
◆배재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 국내 주식시장은 정책 모멘텀이 유지되는 가운데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면서 단기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판단한다. 기준금리 동결로 통화정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지만, 재정 측면으로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추가경정예산의 편성 규모와 내용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의 조정은 북한 리스크, 엔화 약세, 금융통화위원회, 조선업종과 건설업종 악재 등 다수의 이벤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음을 고려할 때, 큰 폭의 가격조정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현재 코스피는 12개월 예상 PBR 1배에 해당되므로 하방경직성은 강한 상황이다.
금융통화위원회 직전까지 나타났던 외국인 수급의 채권시장으로의 쏠림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저가 매수를 자극할 모멘텀은 다소 부족해 주요 주체들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유입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지수 역시 빠른 상승보다는 단기 박스권 내에서 변동성 완화 국면을 거쳐갈 것으로 판단한다.
대형주의 상대적 약세는 대형주 내 종목 압축으로 연결되고 있다.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어닝쇼크 등 악재가 없는 종목을 기본으로 하되, 개별 모멘텀이 있다면 해당 종목은 더욱 강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자동차, 조선, 건설업종의 약세, 탄탄한 삼성전자와 반도체업종, LG전자의 급등현상은 이를 반영한 결과라고 판단한다.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는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지수 반등을 이끌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은 하방경직성을 확인하면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명목지수는 국내증시의 시가총액이고, 체감지수는 국내증시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차감한 것으로 정의한다. 명목지수 대비 체감지수의 상대강도의 흐름을 보면, 2011년 3분기부터 꾸준히 낮아지고 있고, 현재의 수준은 90.4%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국내 증시의 이익구조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체감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 국내 상장기업(동양증권 유니버스 200종목 기준)의 순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전망치를 기준으로 30%에 육박한다. 삼성전자의 순이익 비중은 2007년을 저점(12.7%)으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상장기업들의 12개월 예상 PER은 9.6배,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76조원 수준이다. 현재 삼성전자 제외한 PER 수준은 2006년(10.6배)과 2009년(9.8배) 수준과 유사하다. 당시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상장기업 순이익 수준은 40조원대에 불과했다. 기업들의 이익 신뢰도가 추락했다는 점은 인정하나 현재의 주가가 이익수준 대비 적정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국내 기업의 이익성장은 글로벌 대비 다이내믹하게 성장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원화강세-엔화약세 국면에서 국내기업 이익성장의 다이내믹은 약화됐다.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 투자전략 중 하나는 어닝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기업들의 올해 분기별 순이익추정치가 현재 보다 10%, 15%, 20% 둔화됐을 경우를 가정해 기업의 이익사이클이 양호한 종목을 선택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환율, 금리, 유가 등의 거시변수들이 기업 영업환경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원·달러환율 상승이 엔화약세 부작용을 완화시키고, 저금리 기조 유지는 자금조달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유가 안정으로 인해 세계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은 상태다. 2분기 수출증가율 개선과 수출금액 사상최대치 경신이 수출경기회복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엔·달러환율은 100엔을 적정수준으로 판단한다. 실질실효환율, 미일의 재정수지와 잠재성장률 갭, 시장 컨센서스 등을 종합한 결과다. 지난해 4분기부터 엔화약세로 인해 일본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추가적인 엔화약세가 마무리되고 일본기업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다른 국가로 자금유입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 신흥시장의 주가약세는 상품가격안정, 통화가치하락 등이 주요인으로 판단한다. 상품가격안정은 세계경제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고, 통화가치하락은 선진국대비 수출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 요인이다. 경기회복국면에서의 높은 어닝 모멘텀을 감안하면 2~3분기부터는 신흥시장의 아웃퍼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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