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인터넷 혹은 TV홈쇼핑, 재래시장, 대형할인마트, 생협을 통한 직거래 등 언제 어디서나 물건을 살 수 있는 방법은 더욱 다양해졌다. 심지어는 지하철에 앉아서 휴대폰으로 물건을 주문, 결재하고 저녁에 퇴근해 집으로 배달된 물건을 받을 수도 있다. 쇼핑은 시장에 돈이 돌게 해 또다른 생산과 일자리로 이어지고, 다시 산업으로 확대돼 나간다.
그러나 어떤 경우 일자리를 줄이고, 산업과 신성장동력을 위축시킨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거대기업의 독과점 형태가 그것이다. 이에 신성식 아이쿱 대표(사진)는 "거대 기업에 의존한 일방적 쇼핑은 소비자 스스로 권리를 내놓는 꼴"이라고 지적한다. 신 대표는 "일본의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이 "노동자는 개개의 생산과정에서는 예속돼 있지만 소비자로서는 오히려 자본의 우위에 있다"고 지적한 것처럼 거대자본과 대결할 수 있는 힘이 쇼핑에는 숨어 있다"고 말한다. 나아가 "협동의 문화가 담긴 생협을 통한 직거래 방식 등 '착한 소비'를 하자"고 제안한다. 그래서 '쇼핑의 힘'으로 일부 거대기업의 가격 담합 및 독점적인 시장 상황을 견제해야 모두가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대표는 20여년동안 협동조합에서 일해온 '생활협동조합 1세대'다. 청년 시절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하던 중 우연히 '농촌을 살리는 모임' 회원들을 만나 쌀 직거래를 경험한 이후 지역생협을 만들어 생협운동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회원 17만여명, 연 매출 3450억원에 이르는 '아이쿱 생협' 생산법인 경영대표를 맡고 있다.
"협동조합은 나와 내 핏줄로 이뤄진 생존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내 이웃과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한국 사회는 가족이 흔들리는 자리에 이웃이 와 있지 않은 상황에서 협동의 문화는 멀기만 하다.협동 문화를 새롭게 일구기 위해서라도 협동조합에서 물건을 사는 행위는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이어 신대표는 예비 협동조합 운동가들에게 "백만장자를 꿈꾸는 사람은 협동조합을 해서는 안 된다"는 덴마크 협동조합 사람의 의견을 전하면서 "협동조합은 오랜 신뢰를 기반으로 생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갈 사람만이 나서야 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신 대표는 "더 많은 이들이 쇼핑의 힘을 모을 때 윤리적 소비와 윤리적 생산을 촉진할 수 있는 시장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인다. 한편 신대표는 최근 '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사람을 살리는 협동조합기업의 힘'이라는 책을 출간, 협동조합 길잡이 역할도 자청하고 나섰다.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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