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펀드이동제' 사모펀드까지 확대했지만 월평균 520건 그쳐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시행 3년을 맞은 '펀드 판매사 이동제'가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하고 있다. 급기야 1년 전 적용대상을 사모펀드로까지 확대했지만 판매사의 관심 부족과 시스템 미비, 이동에 따른 혜택 부족 등으로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사모펀드로까지 확대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펀드 판매사 이동건수는 월 평균 520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펀드 계좌수 1546만 계좌와 비교했을 때 매우 미미한 수치다.지난 2010년 1월 말부터 시행 중인 이 제도는 투자자가 펀드 판매사를 수시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도 도입 당시 고객 유치를 위한 펀드 판매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자본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됐다. 펀드 가입자가 특정 판매사에 몰리는 현상을 막고 판매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을 활성화해 서비스 강화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금융당국이 도입했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펀드 이동제 적용대상을 '사모펀드'로 확대하며 분위기의 반전을 노렸지만 이 역시 초반 '반짝 효과'를 누리는데 그쳤다. 확대 당시 57건의 사모펀드가 이동해 전체 697건이 이동했으나 4월 사모펀드 6건에 전체 537계좌, 5월 사모펀드 27건에 전체 579계좌가 이동하는데 그쳤다. 올들어서도 1월 사모 19건에 전체 577계좌, 2월 사모 19건에 전체 402계좌가 이동했을 뿐이다.

당초 기대와 달리 펀드 이동제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혜택'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펀드 자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정작 이동 후에 차별화된 서비스나 혜택이 전혀 없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굳이 펀드를 옮겨야 할 이유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펀드 이동이 가능하기 위해선 하나의 펀드를 여러 곳의 증권사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판매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전문가는 "펀드 이동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에 대한 혜택이 필요하며 도입이 논의되는 펀드 슈퍼마켓 등을 통해 판매채널도 다양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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