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은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사고로 사람의 건강 또는 환경에 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관할 지방자치단체ㆍ지방환경관서ㆍ국가경찰관서ㆍ소방관서 또는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신고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사람이 다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된다. 명확한 기준이 없어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큰 것이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신고하지 않아 법 위반이라고 판명이 난다고 해도 과태료 100만원만 내면 된다는 점이다. 같은 사안을 3번 이상 위반해도 과태료는 똑같이 100만원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어차피 다친 사람이 없다면 신고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는 게 좋다. 과태료 100만원보다는 사건이 알려져 평판에 타격을 입는 것이 더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관련 당국별로 서로 다르게 운영되는 법령과 기준들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환경부)ㆍ고압가스안전관리법(지식경제부)ㆍ산업안전보건법(고용노동부)ㆍ위험물안전관리법(소방방재청) 등으로 분산 관리되고 있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사고발생 대응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사고 은폐ㆍ늑장 대응이라는 비난만 하지 말고 왜 그렇게 대응했는지 배경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문제점을 고쳐야 하지 않을까.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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