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역대 최대 규모인 동아제약발 리베이트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정부가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연일 매서운 칼날을 겨누고 있는 가운데 의사 100여명에게 강도 높은 형사 조치가 내려졌다. 행정처분 대상이 1300여명이나 된다는 소식도 알려진 상황이라 향후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부 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은 동아제약으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의사 18명과 병원 사무장 1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리베이트 액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105명은 150만~7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이로써 동아제약에서 리베이트를 받아 형사 처벌을 받게 된 사람은 모두 124명에 이른다. 지난 2010년 11월 리베이트를 받은 쪽도 함께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된 이후, 단일 리베이트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의 처벌이 내려진 것.
수사반은 또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관련자 1300여명의 명단을 보건복지부에 통지했다. 복지부는 수사반이 통보한 범죄 일람표를 근거로 1차 행정처분 대상자를 가려낼 예정이다.
이중 쌍벌제 시행 이전에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에겐 곧 자격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쌍벌제 시행 이전의 경우엔 수수 금액이 행정처분의 기준이 돼 검찰의 수사결과 통보만으로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반면 쌍벌제 시행 이후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은 벌금 액수에 따라 2~12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는다. 벌금 액수가 기준이 되므로 이들은 형이 확정된 후에야 행정처분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이번 동아제약 사건은 제약회사의 금품 제공액이나 처벌 인원에 있어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수사반은 지난 2년간 의료계 리베이트 사건으로 208명을 재판에 넘기고 6100명을 행정처분 대상자로 통보했다. 이중 동아제약 사건은 기소 기준 50%, 행정처분 인원 기준 20%를 차지한다. 앞서 지난 1월 검찰이 발표한 리베이트 대상과 규모는 1400여개 거래처 병·의원, 48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정부의 리베이트 근절 대책에도 제약업계에 깊이 박힌 리베이트 관행을 뿌리 뽑기란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소액 금품 수수자들에 대한 자격정지 등의 행정처분율은 5%이하에 그쳤다. 쌍벌제 시행 이후 적발된 의사는 이번 사건을 빼고 4000명에 이르나 이중 행정처분을 받은 인원은 190명이 전부다. 처벌 실적이 미미해 리베이트 근절 대책의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이 이는 이유다.
특히 쌍벌제 시행 이후 처분자들은 집행이 더욱 늦다. 벌금 액수에 따라 자격 정지 기간이 정해지는 만큼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후에야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2011년 K제약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사 300여명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리는 데도 2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대대적인 리베이트 단속에도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니 리베이트 수법만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면서 "리베이트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져야 이런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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