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쓸데 없는 소리야 쓸데 없는 소리. 무슨…"이석채 KT 회장은 지난 8일 기자와 만나 이렇게 잘라말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회장 자격으로 정기총회에 참석하기 직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 하마평이 나온 데 대한 생각을 묻자 돌아온 답이다.
이 회장은 고위 공직 하마평의 단골이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꾸준히 공직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에는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무총리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명됐고 동시에 미래부 장관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렸다.박근혜 대통령이 내각과 청와대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쏙 들어갔던 하마평이 김종훈 전 미래부 장관 내정자가 중도 사퇴하면서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이다.
이 회장이 고위공직, 특히 미래부 장관 후보로 본의와 상관 없이 계속 거론되는 건 미래부가 그만큼 고도의 전문성과 정치력을 요구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학이나 정보통신 실무에 대한 전문성, 부처간 업무조정 능력, 정책이나 국가적 사업의 기획력 등을 두루 갖춘 인재의 풀은 사실 그렇게 크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고정적으로 거명되는 인사들이 항상 고려대상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거명되는 인사들도 사실 크게 관심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때가 되니 또 이름이 나오는 정도로 여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쓸데 없는 소리"라는 말처럼, 이 회장은 자신을 둘러싼 공직 관련 하마평에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그보다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나 통신 정책 관련 구상과 관련해 의욕이 상당해 보인다.
그는 이날 KT의 3만2000여 임직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에서 "일자리 창출에서 경제성장까지 무한한 기회를 제공할 사이버 공간 사업에 어떻게 진입하느냐에 우리 미래가 달려 있다"며 가상재화 사업에 대한 의지를 재차 천명하고 "필요한 기업을 인수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할지 모른다. 선택이 아닌,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는 점에서 여러분 스스로의 일로 만드는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월드콩그레서)에서도 가상재화 등에 관해 기조연설을 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이 행사에서 "애플과 구글이 복점(2개 업체가 나눠서 시장을 독점)하는 스마트폰 시장 구조를 4~5개 OS가 경쟁하는 체제로 바꿔야 한다"며 삼성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업체들과 타이젠 OS를 키우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국내 통신업계 '맏형'으로서 '타이젠 연합'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가상재화 사업의 기반을 닦는 일, 조만간 시작될 '주파수 전쟁' 등 산적한 과제가 이 회장 앞에 놓여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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