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뉴스룸]체력단력실? 세종청사 전체가 체력단련장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1.국토해양부 한 공무원 A씨. 근무시간 중에 국무총리실에 전달한 문서가 있어 사무실을 나왔다. 정부 세종청사가 부처간 건물이 모두 연결된 덕에 건물 내부를 통해 국무총리실로 향했다. 막 국무총리실에서 문서를 전달하고, 나오는 A씨에게 전화가 왔다. 국토부 사무실에서 걸려온 전화로 내용은 '언제 돌아오느냐'는 것.

#2.지난해 12월 세종 청사로 내려온 기획재정부 공무원 B씨. 점심시간 마땅한 인근 식당을 구하지 못해 구내식당에서 간단한 점심을 마친 뒤 청사 옆에 위치한 호수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벼워진 봄바람이 B씨의 발걸음까지 가벼워지게 만든다.정부 세종청사로 내려온 공무원들의 흔한 일상이다. 지난해 12월 정부부처가 입주를 시작한 정부세종청사. 3월 현재는 국무총리실부터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등 6개 정부 부처가 입주해 있다.

각각의 부처들은 1층에 별도의 출입구가 마련돼 있지만 건물 4층읕 통해 국무총리실(1동)부터 국토해양부(6동)까지 모두 이어져 있다. 국무총리실 끄트머리에서 국토해양부 끝까지 복도 길이만 1400m에 이른다. 정부세종청사가 모두 완공되면 총 길이는 3.5km로 늘어난다. 건축 콘셉트가 '용(龍)'인 까닭에 건물이 구불구불하게 굽이져 있어 1단계 공사만 완공된 지금도 복도의 길이가 1.4km에 이르는 것이다. 웬만한 성인 남성이 족히 15분은 걸어야 할 거리다.

A씨가 국무총리실 앞에서 전화를 받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덕분에 정부 세종 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체력단련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다. 세종 청사 2,4,5,6 동의 각 4층에는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위한 체력단련실이 마련돼 있고, 총 90여대의 런닝머신이 있지만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또 세종 청사 옆에 마련된 호수공원도 좋은 산책코스다. 아직까지 완공되기 전이지만 점심시간에 간단히 점심을 마친 공무원들이 가벼워진 봄바람을 쏘일 장소로 적격이다. 덕분에 청사 내에 있는 체력단련실은 더욱 무용지물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세종 청사의 근무 중인 한 공무원은 "세종시로 내려온 뒤 걷는 것이 일상이 됐다"며 "부처 간 이동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 불편한 점도 있지만 굳이 체력단련실을 이용하지 않아도 건강해 지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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