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때문에…'유령부처' 된 박근혜의 미래과학부

여야 정부조직안 평행선.. 박근혜 정부 발목잡은 방송정책
민주 "장관이 방송 좌지우지.. 방송위에 남겨둬야"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박근혜 정부가 방송 정책에 발목이 잡혔다. 방송의 공공성에 관한 여야 견해 차이로 정부조직개편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절름발이 정권이 출범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취임식인 25일을 넘겨서까지 실체가 없는 '유령부처'로 전락하고 말았다.양보없는 여야의 충돌은 방송의 진흥과 공공성으로 귀결된다. 새누리당과 대통령직인수위는 지상파 방송에 대한 허가 추천권과 종합편성ㆍ보도전문 케이블 TV 승인권만 방통위에 남기고, IPTV와 종합유선방송ㆍ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은 미래부로 옮기는 내용의 미래부 신설안을 제시했다. '보도방송의 진흥'과 '비보도 방송의 진흥ㆍ규제' 정책을 미래부로 넘기겠다는 것이다.

이는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맞는 조직개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이 이 안을 수용하면 방통위를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시켜 소관 사안에 대해 미래부와 공동으로 법을 만들고 개정하는 권한을 갖게 하겠다는 수정안도 내놓았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언론통제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종합유선방송 정책이 넘어가면 채널 배정권을 장관이 쥐게 되고, 이로 인해 종편ㆍ보도 전문 채널 배치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독임제 장관 하에서 케이블TV 정책이 결정된다면 장관의 말 한마디로 종편이 좋은 채널을 배치받는 등 혜택을 줄 수 있고, 방송사를 정권의 입맛대로 좌지우지할 우려가 있다"며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에 정책을 남겨놔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편과 보도채널 대다수가 친정권 성향이 짙은 상황에서 채널 배정권을 정권이 쥐게 되면 야당에 배타적인 지금의 언론 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야가 힘겨루기에 나서는 것은 케이블TV와 IPTV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2012년 기준 케이블TV와 IPTV 가입자는 2000만명으로 지상파TV 만큼의 위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절름발이 방송 정책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도 싸늘하다. 새누리당의 안 대로라면 종편이나 보도채널이 장관의 입김에 휘둘릴 게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민주통합당 안 대로라면 방송과 통신 정책이 분리되는 만큼 방통 융합 시대를 역행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은 각자의 정치적 계산 때문에 부딪치고 있지만 방송업계 입장에서는 미래부로 가든 방통위에 남든 장단점이 있어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편 박근혜 정부의 첫 내각에 들어갈 장관 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27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김종훈 미래부 장관 내정자는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못잡고 있다. 국회는 여야가 정부조직 개편안을 합의처리한 이후 3월에야 청문회가 열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미래부 정식 출범도 그 이후로 늦춰지게 된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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