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로 정부의 새로운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일각에선 정부의 잦은 부동산 대책 발표에 시장에선 내성이 생겼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27차례의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를 통해 부동산 거래 활성화와 주택공급 확대, 건설산업 육성을 정책 기조 등 대부분의 부동산 규제를 풀고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숨통을 틔우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정부 부동산 정책 방향, 대내외 경제 여건에 따라 달라 = 새 정부 출범 초기 부동산 관련 정책의 방향성은 대내외 경제여건과 집값 흐름에 따라 달랐다.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소득감소와 구조조정, 전셋값 상승 등 서민들의 주거환경이 악화되면서 출범 초기 부동산 규제 완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민간 분양가자율화, 양도세, 취득세 감면 등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임기말 부동산 값이 오르면서 세제를 강화하는 등 부동산 규제로 방향이 돌아서기도 했다.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지난 정부서부터 이어진 부동산 폭등을 막기 위해 임기 초 재건축 기준 강화, 투기과열지구 확대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폈다. 이 기조는 임기 말까지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차츰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는 가운데 2008년 리먼사태로 수도권 집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규제 완화에 정책 방향이 맞춰졌다. 취득세 감면, 고가주택 기준 조정, 양도세율 완화 등 주로 세제 감면을 통해 주택거래 정상화 정책을
펼쳤다.
◆이명박 정부, 웬만한 규제는 다 풀었다 = 이명박 정부는 참여정부 시절 시행된 대부분의 규제를 풀었다. 참여정부는 국민의 정부 말기부터 집값 상승을 잡기 위해 강력한 규제와 안정화 대책을 쏟아 부었다. 보유세 강화와 함께 양도세 중과, LTV·DTI규제 강화, 분양가 상한제, 개발 부담금 부과, 투기과열지구 확대, 재건축 규제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부동산 거래활성화를 위해 규제완화 일변도의 정책을 폈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의 해제, 재건축 규제 완화, 종부세 부과 기준 하향조정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5월에는 마지막 남아있는 강남3구의 투기지역을 해제하기도 했다. 또 9·10 경제활력대책회의를 통해서는 취득세와 양도세 한시 감면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폐지, 다주택자양도세 중과 폐지 등 일부 부동산 관련 규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규제나 제도 등이 완화 또는 해제됐다.
◆이명박 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수도권 아파트값↓ = 참여정부 기간 동안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66% 상승했고 수도권은 이보다 높은 8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민의 정부 말기부터 시작된 수도권 아파트값 오름세는 투기 열풍을 타고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참여정부 기간 동안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주상복합, 신도시 중대형 아파트 등 고가 아파트의 상승세가 컸다.
반면 이명박 정부에선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2% 하락했다. 부산, 대전 등 주요 개발 호재가 있었던 지방은 지난 5년 동안 상승한 반면 수도권은 거래부진이 이어지면서 11% 하락했다. 거래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거래량도 2006년 조사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17만3757건으로 지난 2010년(17만6408)에 이어 20만건 이하로 거래됐다.
임병철 부동산 114 책임연구원은 "이명박 정부에선 시장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과 제도가 시행됐음에도 단기 일몰제와 한시적 제도 운영 등 정책실기로 시장에는 내성만 키워 가격 회복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새 정부에선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성 회복이 선결돼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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