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보다 능력…남들과 달라 성공했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3년의 긴 시간 속에서 남들과 특별했던 '우물 안 개구리'가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이제 변화는 시작됐다."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한 이들을 주제로 한 '고졸취업 감동수기 공모전'이 올해 처음 열려 눈길을 끌었다. 경기침체 속에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고졸 취업 공모전에 높은 관심이 쏠렸다. 학생, 교사, 학부모, 기업 관계자 등으로 부터 약 260편의 수기가 접수됐다.이번 공모전에서 성인부 금상을 차지한 전주영상미디어고 고은하 교사는 '변화는 시작됐다'라는 주제로 쓴 수기에서 "실업계,특성화고에서 15년 동안 교사생활을 했다"며 "자존감이 가장 낮은 아이들, 가정환경이 가장 열악한 아이들, 기초학력이 가장 낮은 아이들…그러기에 더 따뜻한 관심으로 15년을 만났고 아이들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고 기억했다.

학부모인 최선옥 씨(성인부 은상)는 실업계를 나온 자신의 딸이 12번의 도전을 하고 실패할 때마다 위로해 주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고 되뇌었다. 최 씨는 '3년의 긴 시간속에서'라는 글에서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라는 말처럼 아프면 아플수록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었고 우리 딸이 마침내 한 공기업 본사에 합격해 임명장을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특성화고에 다니는 졸업생과 재학생들은 '남들에 뒤처지는'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특성을 살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리코에 근무하고 있는 이종석(졸업생 금상, 부산해사고)군은 '남들과는 다른, 남들과는 더 특별한'이라는 주제로 "마이스터 고등학생들과 입학하려는 학생들에게 꼭 말하고 싶은 게 있다"고 운을 뗀 뒤 "자신의 약점을 키우는 게 아니라 보안하고 가꿔가기 가장 좋은 학교가 마이스터 고교"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비관하고 방황할 게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고 변화를 위한 도전에 나서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호주(재학생 금상, 부산관광고) 군은 '우물 안 개구리 이젠 세상을 향해 나아갈 때'라는 글을 통해 "누가 가정형편이 어렵다고 꿈을 이루기 어렵다고 했던가요?"라고 먼저 세상을 향해 반문했다. 최 군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목표를 가지고 노력한다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며 "공기업에 합격하고 나서 '선생님, 저 합격했어요!'라고 전화를 하던 기쁨의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한 관계자는"이번 공모전에 출품작 중 좋은 작품들이 너무 많아 심사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위풍당당하게 성공신화를 써나가는 고졸인재들의 감동 스토리를 발굴해 널리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공동으로 진행했고 15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시상식이 열렸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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