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재벌' 머독의 경쟁자 존 멀론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미국 미디어 업계의 거물인 존 멀론 리버티 글로벌 회장(62ㆍ사진)이 바로 그다. 호주 출신인 머독에게 미국인 멀론이 도전장을 내밀어 세계 미디어 업계의 새로운 판짜기가 시작된 것이다.

멀론이 이끄는 리버티 글로벌은 최근 영국 최대 케이블 TV 업체 버진 미디어를 인수했다. 무려 233억달러(약 25조3500억)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딜이다.멀론은 주가의 24%를 프리미엄으로 지불해 버진 미디어 인수에 성공했다. 5년 전 버진 미디어를 인수하려다 실패했으니 이제야 소원성취한 것이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리버티 글로벌은 유럽 방송 시장에서 고객 2500만명을 확보하게 됐다.

이제 세간의 관심은 멀론이 머독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머독의 뉴스코프가 영국 최대 위성방송 B스카이B의 주인인만큼 멀론의 버진 미디어 인수는 치열한 경쟁의 예고편이나 다름 없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57위 갑부 멀론은 자산가치만 59억달러에 이른다. 그는 애초 머독의 동반자였다. 2008년만 해도 멀론은 뉴스코프 지분 16%를 보유했다. 그는 이를 디렉TV 지분 41%, 현금 6억2500만달러, 몇몇 지역 스포츠 방송과 맞바꿨다.이후 리버티 글로벌은 케이블 채널 'QVC', 여행 전문 웹사이트 익스피디아닷컴, 시리우스XM 위성 라디오로 뉴스코프에 맞서기 시작했다. 이번 인수로 영국ㆍ유럽의 유료 TV 시장에서 뉴스코프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됐다. 리버티 글로벌은 이미 독일ㆍ벨기에ㆍ스위스ㆍ네덜란드에서 상당한 기반을 다져놓은 상태다.

멀론의 도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부진으로 허덕이던 미 최대 온ㆍ오프라인 서점 반스앤노블(B&N)을 무려 1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인수 대신 투자로 바뀌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가 B&N 전자책 단말기 누크의 가능성을 간파하고 투자했다. 멀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멀론은 1963년 예일 대학에서 전자공학ㆍ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은 뒤 통신업체 AT&T의 벨연구소에 입사했다. 1968년 컨설팅 업체 매킨지에 들어갔다 1970년 제네럴 인스트루먼트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973년에는 케이블 TV TCI의 최고경영자(CEO)로 미디어 업계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미디어 업계의 강자답지 않게 은둔형으로 가족을 중시하는 멀론이지만 비즈니스에서는 매우 공격적이다. 영화 '스타워스'에 악당으로 나오는 '다스 베이더'가 그의 별명이다. 다스 베이더라는 별명은 TCI CEO 시절 케이블 TV 업계의 이익을 위해 정부에 맞서 투쟁할 당시 앨 고어 부통령이 붙여준 것이다.

멀론은 모교에 많은 돈을 기부하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2000년 멀론으로부터 2400만달러나 기부 받은 예일 대학은 '대니얼 멀론 공학센터'를 지었다. 대니얼 멀론은 그의 아버지다. 그는 2011년 존스홉킨스 대학에 3000만달러를 괘척했다. 같은 해 예일 대학에 또 5000만달러를, 홉킨스 고교에 6000만달러를 지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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