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민족대이동. 추석과 설, 1년에 두 번씩 거치는 명절이 되면 고속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지난 9일 새벽부터 차량들이 몰리기 시작한 귀성객 차량들은 서다 가다를 반복하면서 고향으로 향했다.
10일 오전부터는 이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처럼' 고향에서 다시 일터로 되돌아가야 한다. 되돌아가는 길은 더 막힐 것으로 보인다. 짧은 연휴 기간으로 한꺼번에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 고속도로에서 주차장을 만드는 지루한 시간을 견뎌야 한다. 긴 운전에 지친 운전자들이 휴게소에 들러 보지만 길게 늘어선 휴게소 진입 차량으로 들어가는데 만 몇 십 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어렵게 휴게소에 진입했더라도 주차 공간을 찾는데 또 몇 분을 소비해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화장실에서 길게 줄을 설 수밖에 없다. 올해 하반기부터 여성 화장실이 확대된다고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실정. 사람은 많고 화장실 공간은 정해져 있으니 끝없이 밀어 닥치는 이용자들로 그야말로 줄서기의 달인이 돼야 한다.
힘들게 화장실을 다녀오면 이젠 뭐라도 먹어야 한다. 발 디딜 틈 없는 곳에서 음식센터를 이용하기 위한 줄서기는 끝나지 않는다. 몇 십 분을 투자해 우동 몇 그릇을 주문받아 앉을 자리 없는 휴게소에서 서서 꾸역꾸역 입 속으로 밀어 넣는다. 최근 이 같은 ‘휴게소의 낯익은 풍경’을 뒤로 하고 고속도로 나들목(I.C, interchange) 근처에서 여유 있게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속도로 나들목은 교통량과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주변에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명절이면 벌어지는 휴게소 풍경=명절이면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고 우리에게 늘 낯익은 ‘휴게소 풍경’은 한결같다. 고속도로가 많이 확충돼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하는데 여전히 한꺼번에 차량이 몰리면 벌어지는 이 같은 현상은 매년 반복된다.
명절이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대구에 갔다 오는 이 모 씨는 올해부터 휴게소 대신 'IC 근처에서 쉬기‘를 해 봤다. 매년 북여주 IC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던 이 씨는 늘 괴산 휴게소에서 운전에 지친 몸을 쉬었다 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괴산 휴게소 바로 앞에 있는 나들목인 괴산IC를 통과해 쉬기로 했다. 언제나 붐비는 휴게소에서 기다리는 시간, 불편한 여자 화장실, 먹기 위한 전쟁 같은 시간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올해 괴산휴게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괴산 IC를 통과해 밖으로 나갔다.
괴산IC에서 요금을 지불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방곡저수지가 나왔다. 작은 저수지인데 태양광발전소가 있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요즈음은 지도정보와 주변 볼거리, 먹거리에 대한 정보가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어 어려움이 없다.
괴산IC에서 나와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얼마가지 않아 국도변에 있는 작은 휴게소가 나온다. 온천도 있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온천에 들러 지친 몸을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고 이 씨는 생각했다.
복잡한 고속도로 휴게소 보다 한산하고, 길을 가다 마주치는 작은 음식점을 발견이라도 하게 되면 보물이라도 찾은 것처럼 마음이 기쁘다. IC를 통과해 어느 쪽으로 가든 주변에 먹을 만한 곳은 늘 있고, 국도변으로 펼쳐지는 풍경 또한 마음을 가볍게 한다.
◆휴게소보다 IC 근처에서 마음의 여유를=최근 지리정보와 고속도로 주변의 먹거리, 볼거리 등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면서 이용자들이 휴게소를 이용하기 보다는 IC를 통과해 조금은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는 이 씨와 같은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IC를 벗어나면 향토음식을 제공하는 오래된 음식점은 물론 저수지, 온천 등 그동안 눈에 들어오지 않는 풍경이 다가온다. 복잡한 고속도로를 벗어나 교통정보를 이용해 국도를 타고 가면 여유로운 운전을 할 수 있고 중간 중간 스쳐 지나가는 늘 같지 않은 자연의 모습도 눈을 즐겁게 한다.
올해 설 명절은 특히 짧아 귀성과 귀경길에 큰 혼잡이 예상되고 있다. 수온주도 떨어져 차가운 날에 ‘늘 같은 휴게소’에서 ‘IC 근처에서 쉬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는, 편안한 여행이 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이 씨는 “예전보다 고속도로가 많이 만들어져 예전보다 덜 막히지만 그래도 여전히 고속도로는 한꺼번에 차량이 몰리면 어쩔 수 없다”며 “휴게소에서 쉬는 것보다 IC를 벗어나 근처에서 휴식과 먹거리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권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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