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무이자할부 실태 공개 안 한 까닭은?

우량고객 1~4등급이 대부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백화점 신용카드 무이자할부 서비스 이용 고객 가운데 서민의 비중은 과연 얼마나 될까".금융위원회는 최근 카드사 한곳을 통해 '백화점에서의 신용카드 무이자할부 서비스 이용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카드사들이 백화점 같은 대형가맹점에서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돈 없는 서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 과연 맞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6일 "무이자할부 이용 고객의 신용도 위주로 조사를 벌였는데, 소위 우량고객인 상위 1~4등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내부 자료로만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 내부적으로 이 결과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인 결과 서민과 신용등급의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이 같은 결과를 처음 접했을 때 금융위 내부에서는 '무이자할부 이용 제한으로 서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에 맞설 수 있는 근거를 얻게 됐다고 판단했다. 소득이 많을수록 신용등급 역시 높을 것이라는 배경에서다.

하지만 반론이 만만찮았다. '서민은 신용등급이 낮다' ,'소득이 높으면 신용도가 높다'는 명제가 과연 성립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신용등급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과 거래에 따라 형성되는데 예금 보다는 대출실적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을 보인다. 돈을 빌려 은행에 꼬박꼬박 이자를 지급할 경우 신용도는 크게 오르게 된다. 여윳돈이 없다고 해도 대출이 많을수록 신용등급은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민의 범위가 애매한데다 은행 거래 실적에 따라 신용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무이자할부 중단이 서민의 불편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는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 신용도가 높다는 것은 금융거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금융 이해도가 높은 고객이 무이자할부를 적극 이용한다는 설명이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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