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선냄비, 5000만원 모았다

작년말부터 전국300곳서 카드납부..."총모금액의 1%지만 좋은 반응"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기부하시려면 화면을 터치해주세요. 카드를 긁거나 대기만 하면 2000원이 기부됩니다.'

주머니 속 꼬깃꼬깃한 현금 대신, 신용카드로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한 '디지털 자선냄비'를 통해 5000여만원의 성금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4일 여신금융협회와 한국구세군,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처음으로 시작한 구세군의 디지털 자선냄비를 통해 모인 카드 기부액은 약 5000만원에 달했다.

디지털자선냄비는 지금까지 현금기부만 가능했던 자선냄비에 카드 단말기를 달아 신용카드로도 기부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신용카드 사용이 일상화 된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카드사들이 회원으로 참여한 여신금융협회 주축의 신용카드사회공헌위원회가 2억원을 들여 구축했다. 지난해 말 전국에 설치된 디지털 자선냄비는 약 300여대다. 한 번 결제할 때마다 2000원이 기부되며, 한 번에 많은 돈을 기부하고자 할 때는 금액 설정도 가능하다.

지난해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을 통해 기부된 총 금액은 50억원으로, 카드를 통해 기부한 금액은 전체 모금액의 1% 수준이다. 아직까지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처음 치고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평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로 기부한 금액이 총 모금액의 1% 수준이지만, 모금액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며 "카드로도 기부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매년 기부액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처음 카드를 통한 기부가 가능해 진 만큼, 우여곡절도 있었다. 신용카드사들은 디지털 자선냄비에까지 수수료를 매겨 이익을 얻는다는 비판을 받아 디지털 자선냄비에는 가맹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용카드를 훔친 도둑이 디지털 자선냄비에 기부했다 덜미를 잡힌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훔친 돈으로 기부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카드의 정지 여부를 자선냄비로 먼저 확인한 뒤, 다른 곳에서 마구 결제한 과감한 도둑이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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