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골목상권, 서민금융···정책 오발탄

-카드수수료, 골목상권, 서민금융 등
-취지와 다르게 서민·영세상인에 불똥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정부가 서민과 영세상인을 위한다며 도입한 일부 정책이 실제 적용과정에서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시장 기능의 작동을 무시한 정책들이 당초 취지와는 다른 엉뚱한 결과를 빚어내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세 자영업자들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은 외형상 일단 성공적이다. 99.9%의 가맹점들이 카드사와의 재계약을 통해 수수료율을 조정했다. 연매출 2억원 이하의 가맹점들은 수수료가 낮아졌다. 수수료율이 높아진 일부 대형가맹점들은 반발했지만 여론에 밀려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은 대다수 금융소비자들의 후생을 오히려 침해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이 카드사로부터 받던 각종 혜택이 축소되고 있는 것. 무이자할부 철회나 카드사 포인트 적립 축소 등이 대표적이다.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체계 개편의 근거가 되는 법안이 카드사의 일방적 희생을 금지하고 있다"며 "법을 따르자니 혜택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명박정부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꼽히는 서민금융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햇살론,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등의 이른바 서민금융 상품을 은행들이 취급하도록 유도했다.은행 문턱을 낮추고, 서민들도 1금융권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로인해 연체율이 높아진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리면서 대출채권을 아예 대부업체에 매각해버리고 있다. 국내은행들이 대부업체 등에 매각하는 부실채권(NPL) 규모는 2011년 7조3000억원에서 지난해의 경우 8조원을 훌쩍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정부 정책 때문에 우선 서민금융 규모를 늘리고는 있지만 이후 연체율이 급등하거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금리를 높일 수 밖에 없다"며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처음부터 2금융권에서 대출받는 것보다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프랜차이즈 출점제한 조치 역시 '좋은 의도'로 시작됐지만 결과는 엉뚱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제과ㆍ제빵ㆍ커피전문점의 경우 기존 가맹점의 500m 이내의 신규 출점을 제한했다. 대기업 계열의 프랜차이즈 점포가 골목상권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제가 적용되면서 서울 강남, 인천, 파주, 대구 등 신규 출점이 불가능한 상권에서는 기존 점포의 권리금이 폭등하고 있다. 규제 전 수천만원에 불과하던 점포 권리금이 2억~3억원대까지 오른 곳도 있다.

프랜차이즈 빵집 창업을 준비하는 한 시민은 "너무 오른 권리금 때문에 창업비용이 대폭 상승했다"며 "진입장벽을 세워놓으니 영세 자영업자들의 선택의 폭은 줄었다"고 말했다. 한 빵집 사장은 "장사는 안되고 사업을 접으려고 해도 신규 창업자가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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