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글로벌 대형은행과 헤지펀드의 대표급 최고경영자(CEO)들이 23일(현지시간) 열린 ‘다보스포럼’ 첫날부터 금융사의 회계투명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고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와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폴 싱어 설립자 겸 CEO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제43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오프닝세션인 ‘글로벌 파이낸셜 콘텍스트’의 초청연사로 참여했다. JP모건은 미국 4대 대형은행이며, 엘리엇매니지먼트는 160억달러 이상의 운용자산 규모를 가진 미국 주요 헤지펀드로 최근에는 아르헨티나 국채상환 분쟁으로 유명하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싱어 엘리엇 CEO였다. 그는 “대형은행들의 난해한 제무재표 등 회계처리에 대한 근본적 불투명성 때문에 시장은 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정말로 위험한지, 혹은 양호한지를 판단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발끈한 다이먼 CEO는 “JP모건의 회계공시는 매우 투명하며, 오히려 알아보기 힘든 건 헤지펀드들 쪽이 아니냐”고 반격했다.
싱어는 또 “특히 파생상품 포지션의 경우 외부 투자자들이 분석하기에 너무 어렵고 포지션에 대한 담보설정도 항상 돼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다이먼이 “은행들의 모든 주요 고객들에 똑같이 해당되는 것”이라고 반박하자 싱어는 “그렇다면 우리는 주요 고객이 아닌 모양이다”라고 비꼬았다.
싱어의 공격은 최근 헤지펀드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대형은행에 재무상태에 대한 정보공개 폭을 더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한편 JP모건의 날선 반응은 지난해 파생상품 임의거래로 막대한 손실을 입으면서 내부관리가 허술하다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영국 프루덴셜보험의 티잔 티암 CEO는 “은행들이 투자할 만 하느냐는 질문은 기업실사(Due-Diligence) 뿐만 아니라 규제 차원에서도 중요한 이슈”라면서 “최근 보험업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보험사지급여력제도 강화(Solvency II, 보험사에 대한 재무건전성평가)는 보험업계로 하여금 은행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지난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금융산업계에는 규제가 더 늘면 늘었지 줄어든게 아니다”라면서 “이같은 규제 강화는 관료주의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위기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모기지 관련 법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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