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씨티은행·HSBC, 코텍에 키코피해 77억 배상"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법원이 한차례 더 키코(KIKO) 계약에 따른 손해의 책임이 은행의 '설명의무 위반'에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최승록 부장판사)는 17일 산업용 모니터 제조업체 코텍이 "키코 계약으로 입은 피해를 배상하라"며 한국씨티은행과 홍콩상하이은행(HSBC)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은행 측의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고 "손해액의 70%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씨티은행, 홍콩상하이은행은 코텍에 각각 17억3800여만원과 60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재판부는 "씨티은행이 코텍과의 키코계약 당시 A4 용지 2~3장 분량의 간략한 자료만 주는 등 손실발생 위험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았고, 홍콩상하이은행 또한 상품의 위험에 대해 충분히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 있어 특히 홍콩상하이은행 측의 '단기소멸시효 3년 적용'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홍콩상하이은행 측은 "민법상 원고는 손해 발생 사실, 가해자, 손해발생 원인 등 세 가지 요건을 인지한 순간부터 3년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키코 피해 기업들이 2008년 5월경 손해발생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런 사정만으로는 손해의 원인이 은행의 설명의무 위반이라는 것까지 인식했다고 가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앞서 코텍은 지난 2007년 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씨티은행, 홍콩상하이은행과 17회에 걸쳐 키코 상품 계약을 체결했으나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거액의 손해를 입고 지난해 소송을 냈다.

같은 재판부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키코 계약으로 피해를 입은 엠텍비전 등 4개 중소기업이 낸 소송에서 은행 측에 “손해액의 60~70%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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