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대비 훈련, 큰 동요 없었다..'예비전력 770만㎾↑'

▲정전대비 위기 대응 훈련이 전국적으로 실시된 10일 서울 서초구청 OK 민원센터 공무원들이 LED 비상 렌턴을 이용해 민원 처리 및 응대 훈련을 하고 있다.

▲정전대비 위기 대응 훈련이 전국적으로 실시된 10일 서울 서초구청 OK 민원센터 공무원들이 LED 비상 렌턴을 이용해 민원 처리 및 응대 훈련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김종일 기자] 한파가 최고조에 달한 10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 재난 상황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시청 앞 교차로의 신호등 불이 모두 꺼졌다. 곧바로 경찰들이 투입됐고,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하느라 손길이 바쁘게 움직였다.

같은 시각 서울 성동구 금호 롯데아파트. 이 아파트에 공급되던 전력이 차단돼 승강기에 탑승했던 2명의 주민이 어둠 속에 갇혔다. 2~3분이 지나자 구조대원이 도착해 승강기를 열고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정부가 대규모 정전 상황을 가정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20분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정전 대비 훈련'에 돌입한 것. 겨울철 전력수급 불안에 따른 이른바 '블랙아웃'을 막기 위한 예비 훈련을 치른 셈이다.

이번 훈련은 전력사용 급증으로 전력 예비력이 200만kW 미만으로 떨어지는 위기상황을 가정해 실시됐다. 이날 오전 10시 훈련시작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자 정부서울청사와 서울시청을 비롯한 공공기관 등은 일제히 사무실 조명과 컴퓨터, 온풍기 등 주요 전원을 끄고 업무를 중단했다.

또 일반 대형건물과 산업체들도 사전 배포된 행동요령에 따라 냉방기기 등 전자제품 사용을 중지하고 불필요한 조명소등, 생산설비 일시 가동중단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훈련에 동참했다.자칫 국민생활에 지나치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KTX, 지하철, 항공, 선박 등은 정상 운행하고, 병원도 진료 업무가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됐다.

▲ 겨울철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이 전국적으로 시행된 1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도로에서 꺼진 신호등을 대신하여 교통경찰이 도로를 정리하고 있다.

▲ 겨울철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이 전국적으로 시행된 1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도로에서 꺼진 신호등을 대신하여 교통경찰이 도로를 정리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서는 동계전력수급 대책에서 새로 도입된 공공기관의 위기대응 시스템이 중점 점검됨에 따라 500kW이상 비상발전기를 보유한 공공기관들은 훈련 시간중 비상 발전기를 가동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500kW이상 공공기관 비상발전기 1222대를 점검한 결과 비상발전기 부하의 특성 등의 문제 등으로 700여대의 가동이 어려워 정부서울청사, 인천공항공사, 안산시 상록구청 등에 구비된 517대만이 가동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번 훈련에서는 서울시를 비롯해 대전광역시, 세종시, 과천시 등 8개 정부 청사가 20분간 모두 단전에 들어갔으며, 전국 1만여개 공공기관도 필요한 전원을 제외하고 모든 전원을 차단시켰다.

시민들은 대피하지 않은 채 가정, 상가, 사무실, 공장에서 자율적으로 절전에 참여했다. 우려했던 금융ㆍ주식시장도 별 탈 없이 마무리됐다. 정부부처와 서울시 등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들의 참여율는 높았으나, 자율절전인 탓에 일반 가정과 소규모 사무실들의 참여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전력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날 20분간 이뤄진 정전 대비 위기 대응 훈련으로 오전 10시 20분 최대 예비전력은 1120만㎾로 전력예비율 13.7%를 기록했다. 이는 훈련 시작 전의 전력예비율(6.7%)보다 두 배 가량 높아진 수치로, 100만㎾급 원자력발전소 일곱 기에 해당하는 770만㎾를 절감한 셈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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