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 반등, 최강희호 WC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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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적절한 시기의 반가운 반등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유럽파 태극전사들이 약속이나 한 듯 반전의 신호탄을 쐈다.

가장 돋보인 존재는 이청용(볼턴)이다. 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선더랜드와의 2012-13 FA컵 64강전 홈경기(2-2 무)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올해 유럽파가 터뜨린 첫 골이자 두 경기 연속 축포. 한동안 발목을 잡던 장기 부상 후유증을 훌훌 털어낸 결과였다. 날랜 몸놀림과 예리한 슈팅은 과거 볼턴 에이스의 면모 그대로였다. 곧바로 박주영(셀타비고)이 날았다. 같은 날 발라이도스에서 열린 바야돌리드와의 2012-13 프리메라리가 18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장, 알렉스 로페즈의 쐐기 골을 도우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스페인 무대 진출 이후 첫 도움. 활약은 포인트 그 이상이었다. 오랜만의 선발 출장 기회에서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뛰어 다녔다. 중앙과 측면을 활발히 오가며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어 파코 에레라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기성용(스완지 시티)도 한 몫을 해냈다. 상대는 '명문' 아스날이었다. 그는 6일 저녁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FA컵 64강전 홈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을 뿐 아니라 후반 42분 대니 그레엄의 동점골을 도와 극적인 2-2 무승부를 견인했다. 내용도 알찼다. 기성용은 예의 안정된 패스워크와 적극적 몸싸움으로 미드필드에 힘을 보탰다. 덕분에 스완지는 강호와의 중원 경쟁에서 대등한 내용을 보였다.

비록 경기는 없었지만, 앞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도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주전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던 선더랜드를 떠나 임대 이적한 것. 아우크스부르크는 분데스리가 전반기 내내 공격력 부족으로 애를 먹었던 팀이다. 그만큼 지동원에겐 반전의 무대가 될 수 있다. 더불어 대표팀에서 '찰떡 궁합'을 자랑했던 구자철과도 발을 맞추게 돼 시너지까지 기대된다. 유럽파의 반등은 월드컵 8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에도 호재다. 한국은 지난해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다소 고전했다. 2승1무1패(승점 7)로 한 경기를 더 치른 우즈베키스탄(승점 8)에 한발 뒤진 2위에 그쳤다. '아시아의 맹주'로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결과.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전력의 핵심인 유럽파들이 여러 이유로 부진했던 점이 치명적이었다.

따라서 유럽파의 활약은 다가올 월드컵 예선에 대한 청신호이기도 하다. 다음달 6일에는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이미 유럽파 위주로 크로아티아전에 임할 것을 예고했다. 이동 거리나 시차 면에서도 유럽파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유럽파가 이런 경기를 쾌조의 상승세 속에 치른다면 대표팀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박주영-지동원의 상승세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표팀의 2% 부족했던 득점력 빈곤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줄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이청용의 부활도 다소 무뎌진 대표팀 측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맡은 기성용의 존재감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새해 첫 출발을 경쾌하게 시작한 유럽파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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