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詩] 장석남 '별의 감옥'

저 입술을 깨물며 빛나는 별/새벽 거리를 저미는 저 별/녹아 마음에 스미다가/파르륵 떨리면/나는 이미 감옥을 한 채 삼켰구나//유일한 문 밖인 저 별

장석남 '별의 감옥'■ 별,이라고 부르면 갑자기 뭔가 할 말들이 가득 돋아나와 초롱초롱거린다. 그 별을 "저 입술을 깨물며 빛나는 별"이라고 했을 때, 입술이란 별의 입술인가? 우리가 눈부셔하는 사이 사방으로 긴꼬리를 뿜으며 내려오는 별의 중심을 <도톰한 입술 사이에 살짝 벌어진 틈>으로 읽어내는 눈이 있었던가? 입술을 깨무는 건, 내부를 통제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왜 별은 입술을 깨물어야 했을까? 혹시 별빛의 차연(差延)을 말하려 했던 건 아닐까? 광년이란 빛이 일년동안 달려온 거리를 말한다. 백억광년이란 백억년 전에 출발한 빛이 이제야 내게 닿는 바로 그 거리다. 내게 쏟아진 별빛은 이 수많은 차연들이 빚어낸 시간의 광채이다. 그러니 오랜 질주 끝에 내 망막에 닿은 저 별빛들은 이 한 순간의 광휘에 어찌 입술을 깨물지 않을 수 있으랴? 반짝임이란 존재와 사라짐이 교대하는 형식이다. 다가옴과 멀어짐. 그 눈깜박할 사이. 이 애틋한 찰나의 접선이니, 그건 입술을 깨무는 수줍은 여인의 자태일 지 모른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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