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판매 역신장에 반도체 한파 우려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윈도8 출시와 연말 IT 성수기 등 최근 PC 시장에 호재가 이어졌지만 글로벌 PC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PC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시장의 회복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미국의 IT 시장조사업체인 NPD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8 출시 이후 현재까지 세계 시장에서 PC 판매규모는 전년에 비해 오히려 13% 줄었다. 이는 윈도8 출시로 PC판매가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와 정반대의 결과다. 태블릿PC와 스마트폰 확대로 인해 사람들이 PC 구입을 늦추거나 하지 않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PC판매량 회복에 기대를 걸었던 반도체 업계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는 PC에 가장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PC 판매량에 민감하다.

올 들어 PC산업의 위축에 PC용 D램 주요제품의 가격은 중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가격이 원가 수준으로 떨어지자 주요 D램 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갔고 이에 대한 효과와 연말 성수기 기대감에 이달 초 PC용 D램 고정가격이 7개월 만에 반등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에 성공함에 따라 내년에는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연말 PC판매량이 생각보다 저조하다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향후 반도체 가격의 본격적인 회복도 불투명해졌다. 특히 기대했던 윈도8 효과가 없어 실망감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윈도 새버전이 출시될 때마다 PC판매가 늘었던 과거 전례가 이제 끝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대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8이 출시됐지만 PC판매량이 생각보다 늘지 않았다"며 "반도체 가격이 더이상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내년 상반기 비수기까지 감안할 때 급격한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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