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은퇴' 이운재가 전하는 "내 생에 최고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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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정든 골키퍼 장갑을 벗고 선수생활을 마감한 이운재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02 한·일월드컵을 꼽았다.

이운재는 17일 서울 삼성동 라마다서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1996년 수원 블루윙즈 창단 멤버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이후 전남 드래곤즈(2011, 2012년)를 거쳐 15시즌 동안 K리그 통산 410경기 출전의 위업을 달성했다. 1994 미국 월드컵을 시작으로 대표팀 부동의 수문장으로 입지를 굳힌 그는 총 네 차례 월드컵을 포함, 숱한 국제무대를 경험하며 한국 골키퍼 최초로 센추리 클럽(A매치 100회 이상)에 가입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운재는 "대표팀 생활을 오래했고 월드컵 무대를 4번이나 밟았지만 가장 큰 도전은 2002 한·일월드컵"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장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아 형제 같은 동료들과 이룬 업적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당시 그는 대표팀이 치른 7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스페인과 8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 네 번째 키커 호아킨 산체스의 슛을 막아내 4강 신화의 주역으로 거듭났다. 이운재는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내게 기회가 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죽기 살기로 노력하고도 인정받지 못하면 대표팀을 떠난다는 각오로 훈련에 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마음으로 도전하다 보니 기회가 찾아왔다. 노력이 결실을 맺어 좋은 성과를 남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후배들을 향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운재는 "후배들에게 '어느 자리를 막론하고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힘들다'고 늘 강조한다. 올라갈 때는 목표가 있어 쉽지만 1인자가 되면 거센 도전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라며 "요행을 바라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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