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귀환', 전형적 패턴 답습··뻔한 스토리 通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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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준용 기자]영화계 속설로 “전편 만한 속편 없다!”란 말이 있다. 전편의 인기와 재미를 살짝 빌려다가 만든 속편은 아무래도 기대감이나 신선도가 떨어지게 마련이란 것.

한국영화의 질을 떨어뜨린 대표적인 장르로 손꼽히는 조폭코미디 영화 중 하나인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다섯 번 째 작품이 관객들 앞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이 그 것.가문 시리즈의 첫 시작은 지난 2002년 ‘가문의 영광’(정흥순 감독)이다. 당시 영화 ‘친구’의 흥행으로 인해 조폭영화가 우후죽순 탄생했고, ‘가문의 영광’은 그 후발주자로 563만 명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재미를 톡톡히 본다.

전편의 흥행에 재미를 본 제작사는 4편까지 속편을 내놓는다. 하지만 개봉성적은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전편을 능가하지 못했다. 특히 제작사 대표였던 정태원이 메가폰을 잡은 4편 '가문의 수난'은 ‘전편의 흥행성공을 등에 업고 식상한 캐릭터와 예측 가능한 스토리로 지루하다’라는 혹평 듣는다.

이번 다섯 번째 시리즈는 정용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오는 19일 전국 개봉된다. 다섯 번째 시리즈물이 탄생했다는 점은 높이살만한 부분이지만, 식상한 '조폭코미디'와 개연성 없는 전개로 앞선 작품에서 혹평을 받은 바 있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 사실.‘가문의 귀환’은 어둠의 세계에서 벗어나 장삼건설을 건립하며 어엿한 기업 가문으로 거듭 난 쓰리제이가의 장정종(박근형 분), 장인태(유동근 분), 장석태(성동일 분), 장경태(박상욱 분)와 가문의 자랑 엘리트 사위 박대서(정준호 분) 그리고 그에게 다가온 새로운 여인 효정(김민정 분)이 가문을 위태롭게 만드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의 틀을 이루는 스토리만 보면 앞선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앞이 훤히 내다보이는 전개와 식상한 결말이 더해진 ‘가문의 귀환’. 현 극장가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품들과는 달리 시대착오적인 스토리가 흥행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문제는 트렌드이다. ‘가문의 귀환’의 근간을 이루는 조폭소재는 더 이상 참신하지 못하다. 앞서 2000년대 조폭영화는 폭력 미화 등의 역기능 논란을 낳았지만 흥행을 주도하며 한국영화계에 부흥을 이끌었다. 이처럼 장수해온 조폭영화는 해가 갈수록 매너리즘에 빠졌고 급격히 흥행력을 잃어갔다. 현재로서는 기획되는 조폭영화 자체가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폭영화 전성기는 이제 일단락이 됐다는 것.

한국 영화는 이제 천만 영화가 한해에 2개 이상 나올 정도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와 더불어 관객들 수준 또한 해가 다르기 높아지고 있는 상황. 요즘 관객들은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영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냉철한 잣대로 영화를 평가한다.

이에 관련해 영화관계자는 “내용의 치밀함이나 작품성이 아닌 전편의 후광에만 기대고 있는 안일한 생각이라면 금세 역풍을 맞게 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호빗: 뜻밖의 여정’ ‘26년’ 등 국내외 쟁쟁한 작품들 속에서 ‘가문의 귀환’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준용 기자 c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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