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사도 보너스도 '빈익빈 부익부'

DMC, DS 부문 격차 더욱 벌어져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가 올해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25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매출 신장의 주역인 무선사업부를 비롯한 세트(DMC) 부문과 반도체(DS) 부문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삼성전자의 2013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총 226명에 달하는 승진자 중 DMC 부문 승진이 74%(16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사업부만 58명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DMC 부문의 승진자는 그룹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6%(18명), 전무는 31%, 상무 34%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그룹 전 계열사 중 삼성전자 DMC 부문만 승진이 집중된 것이다.

올해 삼성그룹의 두번째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영희 부사장을 비롯해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심수옥 부사장 모두 DMC 부문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승진 연한보다 적게는 1년 많게는 3년 일찍 승진한 발탁 승진자 대다수도 DMC 부문에서 배출됐다.

이 같은 승진 집중 현상은 단연 무선사업부의 선전 덕분이다. 반도체 시황이 좋지 않아 DS 부문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승진에 이어 내년 초 지급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역시 DMC와 DS간 큰 격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매년 1월과 7월 두 차례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생산성 격려금(PI)을 지급하고, 연간 이익이 목표를 넘어서면 초과이익의 20% 안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일시불로 초과이익분배금(PS)을 나눠준다.

이에 따라 갤럭시 시리즈로 글로벌 스마트폰 1위, 휴대폰 1위를 달성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임직원들을 최고 상한선인 50%의 PS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사업부는 PS 제도가 신설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50% 이하의 PS를 받은적이 없을 정도로 높은 성과를 보여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때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할때는 승진도 보너스도 DS 부문에 집중됐지만 불과 수년새 반도체 시황이 어려워지고 스마트폰에서 혁혁한 성과를 보이며 인사와 보너스 모두 DMC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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