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직전 사람 구조 대신 사진촬영한 美기자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전철역에서 50대 한인 남성이 한 흑인에 떼밀려 열차에 치여 숨진 사건과 관련,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사진기자가 구조 대신 사진만 촬영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 있던 뉴욕포스트 프리랜서 사진기자는 한씨를 구조하지 않고 사진만 찍었다가 여론의 질타를 맞고 있다.한씨가 철로에 떨어져 전동차가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는 장면을 뒤에서 촬영한 사진이 뉴욕 포스트 1면에 등장한 때문이다.

뉴욕포스트는 1면 전면에 열차에 치이기 직전인 한씨의 사진을 싣고 '이 사람이 곧 죽는다'라고 제목을 달았다.

뉴욕포스트는 여론의 질타속에서도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사진기자인 R. 우마르 아바시가 한씨를 끌어올리기엔 힘이 약해서 직접 구조에 나서는 대신 열차에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려고 재빨리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린 것이라고만 주장하고 있다. 아바시 기자도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려 전동차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려고 한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포브스는 이번 사진 보도가 윤리적인 포토저널리즘이 맞느냐며 비판했다.

트위터에서 맹비난이 쏟아지는 등 논란이 커지자 뉴욕타임스는 뉴욕포스트 1면을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독자 반응을 받고 있다.

전미 사진기자협회 윤리위원장인 존 롱도 "만약 나였다면 사진기를 놓고 그를 구하기 위해 무엇이든 했을 것이다. 왜 사람들이 이번 일에 화가 났는지 충분히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엘름허스트 지역에 거주하는 한기석(58)씨는 3일 낮 12시30분께 맨해튼 49번가역 플랫폼에 서 있다가 덩치 큰 20대 흑인 남성이 떼미는 바람에 선로에 떨어졌다고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한씨는 플랫폼으로 올라오려고 애썼지만 열차가 들어오는 바람에 치이고 말았다. 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3시께 숨졌다.

열차 기관사는 한씨를 발견하고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제때 멈춰 서지 못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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