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뉴욕전망] 중동·유럽·재정절벽 변수 속 추수감사절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지난주 민주·공화 양 당 지도부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배악관 회동으로 재정절벽 불안감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 잇따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와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등도 그리스 지원과 유럽 은행감독 기구 설립에 대한 불확실성을 다소나마 해결해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회의의 상징적 의미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선 이번주 추수감사절 연휴로 인해 뉴욕증시 거래일수는 사실상 3일에 불과하다. 이미 휴식 모드에 접어든 분위기에서 뉴욕증시가 큰 추세를 형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허리케인 샌디 피해가 반영되면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경제지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4년만에 전면전을 치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중동 긴장감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주 다우 지수는 1.77% 하락해 4주 연속 밀렸다. 나스닥 지수는 1.78% 빠져 6주 연속, S&P500 지수는 1.45% 밀려 2주 연속 하락했다. 이번주 뉴욕증시는 22일 추수감사절을 맞이해 휴장한다. 추사감사절 다음 날인 23일 블랙 프라이데이에도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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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적이었다는 백악관 회동= 지난 16일 백악관 회동에 대해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재정절벽 위기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 의장과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가 백악관 회동이 건설적이었다고 평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부 세수 문제를 논의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월스트리트에서는 극단적인 대치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결국 재정절벽만은 피하게 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평했다.

물론 건설적이었다는 평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할 가능성도 높다. 양 측은 대선 이후 첫 만남에서부터 충돌하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좀더 타협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또 대선을 통해 민심을 확인한 것도 미묘한 입장 변화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은 물론 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지만 하원과 상원에서 모두 의석이 줄어 선거에서 완패한 공화당 입장에서는 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쨋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 확정 후 후 5% 가량 하락했던 뉴욕증시 하락세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바닥 확인과 관련해서는 아직은 시기사장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JP모건의 토마스 리 수석 투자전략가는 최근 증시 하락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이후 투자자들이 자본소득세 인상에 대비해 주식을 판 것이라고 분석하며 저점을 확인하기까지는 아직 2주 가량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스 구제금융 집행되나= 유럽에서는 20일 임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22~23일 EU 정상회의 등 중요한 회의가 잇달아 열린다.

우선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는 보류됐던 그리스 구제금융 자금 집행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비토리오 그릴리 이탈리아 재무장관이 이번 회의에서 그리스 지원에 대한 결과물이 도출될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반해 22일 EU 정상회의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정상회의에서는 단일화된 은행 감독기구 설립에 대한 내용을 필두로 유럽 은행연합, 재정동맹에 대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뚜렷한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

이미 은행 감독기구에 대한 법적 체계 마련 등 실무 작업을 진행시켜야 할 지난주 재무장관 회의에서 회원국 간 이견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다만 EU 정상들은 애초 별 기대가 없었던 지난달 18일 회의에서도 타협을 통해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도출해낸 바 있다. 어쨋든 EU 정상들은 내년에는 은행감독 기구를 설립하겠다고 약속을 이미 했고 이를 위해 다시 한번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독일과 스페인은 각각 21일과 22일 10년물 국채 입찰을 실시한다.

◆NRF, 쇼핑시즌 매출 4.1% 증가 예상= 정치 외의 요소를 감안하면 이번주는 대망의 쇼핑시즌이 시작되는 주간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한 주다. 22일 추수감사절을 시작으로 23일 블랙 프라이데이, 26일 사이버 먼데이로 이어지는 기간은 소매업체들의 한 해 성패가 판가름나는 쇼핑시즌의 시작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최근 5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발표된 분기 매출이 기대에 못 미쳤던 지난주에는 무려 5.92% 급락했다.

월스트리트는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와 허리케인 샌디가 소비 심리에 영향을 주지나 않을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연말 쇼핑시즌 매출이 4.1%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 소비심리가 급격히 나빠졌던 것에 비해 나쁘지는 않은 성적표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증가율 5.6%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될 수치다.

샌디 영향력은 이번주 발표될 각종 경제지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주 발표된 산업생산이 샌디 영향으로 예상 외 하락반전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19일 공개될 10월 기존주택판매와 11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는 기존 수치인 475만호와 41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주택착공과 건축허가 건수(20일)는 이전에 비해 줄어들 전망이며 10월 경기선행지수 상승률(21일)도 0.6%에서 0.1%로 하락이 예상된다.

로우스(19일) 베스트 바이, 휴렛 팩커드(이상 20일) 디어(21일)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중동 긴장감 고조..WTI 2주째 상승= 중동 불안감은 뉴욕증시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4년 만에 다시 전면전을 치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의 치열한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17일 새벽 전투기들을 출격시켜 하마스 총리 집무실을 포함한 가자지구 내 200여 곳에 공격을 퍼부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로켓을 발사하며 대응했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접경 지대에 예비군 7만5000명을 소집하고 대규모 탱크와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지상군 투입 준비를 하면서 전면전으로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다만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스라엘, 하마스와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으며 양측이 조만간 정전에 합의할 조짐이 있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주 가자 지구를 방문할 예정이며 아랍 연맹도 18일이나 19일 대표단을 가자 지구에 파견해 중재에 나서는 등 교전 중단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중동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최근 2주 연속 상승해 쇼핑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새로운 악재가 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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