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BP 멕시코만 원유유출 벌금 45억 달러 합의(종합)

수질정화법에 따른 벌금 54억~210억 달러 이를 수도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 멕시코만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를 낸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가 사상 최대인 45억 달러(한화 약 4조8900억 원)의 벌금을 물기로 미국 사법 당국과 합의했지만 벌금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BP는 그동안 원유 유출 피해를 수습하는 데 총 240억 달러를 쏟아 부었고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물기로 합의했지만 민사책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BP는 이날 작업자 사망과 관련한 11개 중범죄 등 미국 정부가 제기한 과실치사 등 14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45억 달러의 벌금을 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BP의 원유 유출 사고는 지난 2010년 4월 미 멕시코만의 마콘도 유정에 있던 BP의 시추선 ‘딥워터호라이즌’이 폭발해 작업자 11명이 숨지고 87일간 490만 배럴의 원유가 유출된 것을 말한다.

BP가 물기로 한 벌금 중 40억 달러는 형사상 징벌금 12억5600만 달러를 포함하고 있으며, 5억2500만 달러는 원유유출비율을 속였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민사사기죄에 대한 벌금이다. BP의 형사징벌금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이며, 2009년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관절염약 불법 마케팅 때문에 낸 12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그러나 BP가 물어야 할 비용부담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수질정화법(Clean Water Act)에 따라 BP의 명백한 과실이 드러나면 54억~210억 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연방정부와 플로리다 등 멕시코만 연안의 주정부들이 자원 피해와 불법행위에 따른 사망, 경제손실 등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BP는 지난 3월 개인과 기업,정부기관과 법원에 추가로 범죄 혐의 기소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총 78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해 이부문에 대해서는 걱정을 덜어놨다.

BP는 이번 합의로 원유유출에 대한 총비용이 4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BP는 자산 매각 등으로 총 350억 달러를 마련해놓았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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