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연 "주택시장 침체, 日 버블붕괴형 아니다"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국내 주택시장이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 구조로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의 경우 장기간 지속된 버블 붕괴 이후 국가 경제 부실화라는 내부 요인에 의한 것이지만, 최근 국내 주택시장 부진은 세계경제 악화라는 외부 요인에 따른 것으로 성격 자체가 판이하다는 것이다.

31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ㆍ일본 비교를 통한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1985~1991년 주택가격 버블 형성기에 연 평균 14.6% 상승한 반면, 버블 붕괴 직후인 1992~1995년 연 평균 10.3% 급락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2000년대 초반 국내 주택가격 상승기와 2000년대 후반 하락기와 패턴이 비슷하다는 논리를 펴며, 일본식 장기불황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잇다.이에 대해 김찬호 주산연 연구위원은"국내 주택가격이 호조를 보였던 2000~2006년 연 평균 11.1% 상승했고, 이후 2009~2012년 연 평균 1.8% 하락했다"며 "이는 일본 주택가격 상승기 이후 조정을 보였던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반의 패턴과 비슷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1977~1981년 주택가격은 연평균 12.6% 상승했으면, 이후 1982~1984년 조정기간을 거치며 연 평균 2.3% 가격이 하락해 2000년대 이후 최근까지 국내 주택가격 변동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찬호 연구위원은 "1980년대 초 일본의 주택가격이 하락한 것은 오일쇼크로 인한 물가상승이 세계 경제를 악화시켜 조정을 받은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악화라는 외부 요인이 반영돼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최근 국내 주택시장 상황이 비슷하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경제지표, 주택시장지표, 인구 및 가구변화 조건 등을 비교해도 일본의 80년대 초반 여건과 현재 국내 상황이 매우 유사하다"며 "최근의 저금리, 저달러 조건에서 향후 유가안정과 세계경제 회복 조건이 더해지면 제2의 주택시장 호황기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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