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려 온 중국 경제가 올해 들어 ‘경착륙’ 우려까지 커질 정도로 확연한 경기둔화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국은 해외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벌써부터 ‘나가는’ 돈이 있다. 중국 경제의 과열 우려를 부추겼던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이 그것이다.
28일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중국으로 대거 밀려왔던 핫머니가 빠져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핫머니는 단기금리나 환차익을 좆아 투기이익을 얻거나 자본도피를 위해 국제금융시장을 이동하는 유동성 자금으로, 특히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경제의 초저금리 기조에 갈 곳을 잃은 핫머니가 신흥국으로 몰려 주식 등 자본시장이나 부동산시장의 거품을 형성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중국 당국이 위안화의 절상을 최대한 억제해 왔음에도 핫머니는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추세를 보여 왔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최근 들어 변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9월까지 1년간 약 2250억달러의 자금이 중국을 이탈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중국 외환규정을 위반한 ‘불법적 해외자금’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시장분석업체 롬바드스트리트리서치는 이 기간 이탈한 자금의 규모가 더 많은 3000억달러까지 이를 수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중국은 외국환의 동향을 국가외환관리국(SAFE)을 통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기에 모든 외환자금의 유입·유출은 외환보유고에 반영된다. 9월까지 1년간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880억 달러 증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중국의 수출 실적이나 외국인직접투자(FDI),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투자해 얻은 이익 등을 감안하면 증가폭은 2800억~3300억달러가 되었어야 한다. 단순히 계산하자면 여기서 발생한 격차는 지난 1년간 중국에서 빠져나간 ‘핫머니’ 규모라는 것이 포브스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같은 유출 규모는 아직까지는 전체적으로 볼 때 무시해도 좋을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포브스는 우려할 이유가 충분하다며 첫째로 중국에서 빠져나가는 불법적 외환유출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고, 둘째로 이같은 자금 흐름이 전통적 루트인 홍콩·마카오를 통해 이뤄졌지만 위안화의 국제화 작업이 진전되면서 위안화가 유출될 이유가 늘었으며, 셋째로 전체 외환 유출입에서 외국인들의 대중국 투자액수에 유출규모가 가려져 잘 인지되지 못하고 있는 것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핫머니의 지속적 유출이 반드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만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유출은 중국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미 올해 중국 은행권의 대출 증가폭이 예상보다 크게 둔화된 것에 대해 핫머니 유출에 따른 시중 유동성의 감소로 보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도 외국 자본이 급속히 빠져나갈 경우 사회적 불안까지 커질 가능성을 우려해 외환관련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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