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애타는 분, 튕기는 분

문재인 “기득권 내려놓겠다” 안철수 “끝까지 가야죠”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주상돈 기자, 오종탁 기자] 단일화를 둘러싼 두 후보의 말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점점 애가 타는듯한 모습으로 구애하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끝까지 가겠다"며 단일화에 매달리지 않겠다고 맞섰다.두 후보가 처음부터 대립한 것은 아니다. 지난달 19일 안 후보가 출마선언을 하자 문 후보는 "안 원장의 출마가 국민이 염원하는 정당의 변화와 새로운 정치를 이뤄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했다. 단일화를 염두에 둔 칭찬이었다. 안 후보도 "변화와 혁신을 전제로 단일화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화답했다.

이후 두 후보 사이는 점점 벌어졌다. 문 후보는 우회적으로 안 후보를 비난하며 민주당 입당을 압박했고, 안 후보는 무소속도 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간극은 두 후보의 발언에서 확인된다. 문 후보는 지난달 28일 "정권교체를 민주당 중심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며 "정권교체의 뜻이 같기 때문에 단일화는 꼭 될 것"이라며 안 후보를 압박했다. 안 후보는 당장 대응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4일 "정당 자체가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제가 호출된 것"이라며 문 후보의 발언을 간접 비판했다.이후 6일 문 후보는 "단일화든 박 후보와의 본선이든 우리가 질 리 없지 않겠느냐"며 안 후보를 몰아세웠고, 안 후보는 다음날인 7일 "정치인은 모든 이권과 단절하고 조직화된 소수보다 힘없는 다수의 편에 서야 한다"며 반박했다.

이러던 중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9일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불가능한 얘기"라며 정당론을 펼쳤다. 문 후보는 10일 "정당의 기반 없이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며 분위기를 몰았다. 그러자 같은날 안 후보는 "차라리 무소속 대통령이 돼서 국회를 존중하고 양쪽을 설득해 나가면서 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정면으로 맞받았다. 단일화라는 이슈로 정면충돌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13일 문 후보는 "제가 후보로서 기득권을 내려놓으면 된다"며 재차 구애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14일 "여러번 말씀드렸는데 진짜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지 잘 헤아렸으면 좋겠다"며 문 후보의 손길을 뿌리쳤다. 이어 19일 "끝까지 가아죠"라며 완주 의사를 피력했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단일화는 지지율에 달려 있다"며 두 후보가 결국 지지율 싸움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부소장은 "단일화 과정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면서 새 정치에 대한 것을 보여주면서 가야 시너지 효과가 나는데 그런 것 없이 단일화 여부에만 이슈가 매몰됐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주상돈 기자 don@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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